중앙군사위원회에 '시자쥔' 구축…리쭤청 인사로 재편시작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2기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당 지도부 구성보다는 군 지휘부에 자신의 세력을 심는 인사부터 시행 중이라고 홍콩 성도(星島)일보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당내 인사보다는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시자쥔(習家軍) 세력을 구축하는 것으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의 체제 개편작업을 개시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시 주석이 측근인 리쭤청(李作成·64) 육군 사령관(상장)을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참모장으로 승진시킨 것을 중앙군사위원회 재편의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해석했다.
올 가을 19차 당대회에서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정치국 상무위원 등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 외에 중국군의 최고 통수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 개편도 이뤄져야 한다.
린잉유(林潁佑) 대만 중정(中正)대 교수는 군권을 기반으로 정치권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19차 당대회를 앞둔 시 주석의 의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 주석은 이미 일련의 군대개혁, 장성인사 등을 통해 군을 확고하게 장악했고 기본적인 중앙군사위 구성안을 마련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대만 중앙통신은 전했다.
중앙군사위 지도부는 주석 한명과 부주석 2명, 국방부장과 함께 통상 연합참모부 참모장, 정치공작부 주임, 후근보장부장, 장비발전부장, 육·해·공·로켓군 사령관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리 상장에 이어 일단의 중앙군사위 위원들의 새로운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명의 부주석 가운데 현재 67세의 쉬치량(許其亮)은 연임하고 퇴임하는 판창룽(范長龍) 부주석 후임에 장유샤(張又俠) 장비발전부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해군의 한 소식통은 먀오화(苗華) 해군 정치위원(상장)이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으로 임명될 가능성을 전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의 31집단군에서 근무한 먀오 상장은 시 주석이 푸젠성장을 지낼 당시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웨이궈(韓衛國) 중부전구 사령관이 리쭤청 상장의 후임으로 육군 사령관에 임명되고, 딩라이항(丁來杭) 북부전구 공군사령관이 공군사령관, 쑹푸쉬안(宋普選) 북부전구 사령관이 후근보장부장, 리상푸(李尙福) 전력지원부대 부사령관이 장비발전부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모두 '시자쥔'을 형성하게 된다. 당초 당정에 걸친 시 주석 측근세력을 일컫던 시자쥔이라는 용어는 최근에는 시 주석 시기에 등용된 군 인맥이라는 뜻으로 변이됐다.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은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처럼 정치권력이 총구에서 나온다고 믿는 중국 혁명 1세대의 자녀로서 공산당 정권 유지를 위한 병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군권의 확실한 장악과 군대의 실전 능력을 시자쥔 선발의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지난달 1일 건군 90주년을 맞아 열병식, 경축대회에서 자신을 핵심으로 한 당에 대한 충성이 군 전투력의 원천이 된다고 강조한 것은 이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번에 연합참모부 참모장으로 승진한 리쭤청 상장도 군부내 대표적인 시 주석 측근 인사로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공훈 훈장을 받는 등 실전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홍콩 명보는 한편 소식통을 인용해 리쭤청 상장의 승진으로 팡펑후이(房峰輝) 전 참모장의 거취도 이번주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명보는 또 스루쩌(史魯澤) 중부전구 육군 사령관이 부패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음에 따라 중부전구에 연쇄 인사이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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