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엔트리 말소에 불만 품고 27일 야간에 미국행
LG "로니, 잔여 연봉 지급 없다"…순위경쟁에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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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LG 트윈스가 화려한 커리어를 믿고 영입한 제임스 로니(33)에게 제대로 발등을 찍혔다.
LG는 29일 로니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탈퇴 공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LG와 로니가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데에는 지난 26일 로니의 1군 엔트리 말소가 발단이었다.
7월 18일 대체 외국인 타자로 LG와 계약한 로니는 1군 23경기에서 타율 0.278(79타수 22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은 돋보였지만 빠른 공에 배트가 쫓아가지 못했다.
한국 무대를 밟기 전에 한 달 반 가까이 공백 기간이 있었는데, 그 탓에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LG가 로니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것도 그래서다.
양상문 감독은 로니의 2군행에 대해 "지금 빠른 공에 대응이 안 된다. 워낙 커리어가 좋은 선수라 빨리 적응할 거라 기대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LG는 로니가 2군에서 제 컨디션을 찾은 뒤 바라던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했지만, 로니의 생각은 달랐다.
2006년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로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11시즌 동안 1천443경기에 출전한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빅리그에서 개인 통산 타율 0.284, 안타 1천425개, 홈런 108개, 669타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KBO 리그 무대를 밟은 외국인 타자 중에서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로니는 2군행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본인 판단으로는 성적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고 봤기에 더더욱 2군행에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구홍 단장이 1군 엔트리 말소 공시 다음 날인 27일 로니를 만나서 설득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다고 1군 엔트리 말소 공시를 취소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로니는 송 단장과 면담한 그 날 저녁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LG는 로니가 미국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린 뒤 이날 오전 다시 한 번 연락을 취해 돌아오지 않는다면 임의탈퇴하겠다고 통보했으나 로니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LG 관계자는 "로니는 구단의 1군 엔트리 말소 조치에 불만을 품고 27일 미국으로 돌아갔다"며 "구단은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KBO에 임의탈퇴 공시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LG는 로니와 총액 35만 달러(약 3억9천만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된 로니에게는 잔여 연봉이 지급되지 않는다.
2017 야규규약 외국인 선수 고용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 선수는 참가활동 기간에 자유계약 및 임의탈퇴선수로 공시가 가능하며, 임의탈퇴한 경우 잔여기간 중의 연봉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주(22∼27일) 6경기에서 1승 1무 4패를 거두는 데 그치며 7위까지 순위가 추락한 LG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LG는 후반기 반전 카드로 영입한 로니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것은 물론 잔여 시즌을 외국인 타자 없이 소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 당장 대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다고 하더라도 포스트 시즌에서는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가을야구를 향한 LG의 승부수가 결국 패착으로 끝이 났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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