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귀성의 시작', 예전에는 어땠을까?

입력 2017-08-29 11:46  

[사진톡톡] '귀성의 시작', 예전에는 어땠을까?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풍성해지는 들판이나 서늘해지는 날씨보다 '추석이 오는구나'를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현장은 서울역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추석 기차표 예매가 시작됩니다.

늘 정해진 분량의 표가 금세 동나지만, 많은 사람에게 고향 가는 고생의 시작은 여전히 '표 구하기'입니다.


위 사진은 1984년 8월 29일 모습입니다.

예매장소는 서울 여의도 체육공원입니다. 기차표가 아니고 고속버스 승차권 예매를 위한 긴 줄입니다.

좀 더 가까이 사람들의 표정과 복장을 살펴봤습니다.


비슷한 시기 서울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987년 9월 21일 서울역 바로 옆 서부역에 모인 사람들입니다


아래 사진은 1989년 모습입니다. 질서 유지를 위해 많은 수의 경찰관이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네요. 새치기나 부정 구매 등이 극성이었나 봅니다.


1992년 8월 5일 서울역에 모인 모습을 보니 큰 장터에 온 기분이 드네요.


세월이 흘러 2009년 8월 26일 서울역 대합실입니다. KTX가 운행되면서 서울역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또 아래는 2012년 9월 4일 모습입니다.

예매장소가 실내로 바뀐 점을 제외하곤 2천 년대 들어서도 사람들의 '귀성 의지'는 꺾인 게 전혀 없는 듯하네요.

당시 취재한 기자가 사진제목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라고 썼을 정도입니다.


기다리다 지쳐 아예 바닥에 앉아 뜨개질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올해 예매를 앞두고 귀성 의지가 강한 몇몇 분들이 밤샘 의지를 다지며 전날 밤부터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2017년 8월 29일, 오늘 오전부터 어김없이 예매는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창구는 예전의 북적거리던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한산해 보일 정도입니다.


본격 예매가 개시되기 전의 모습이긴 합니다만 오전 9시가 지나서도 현장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예매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귀성객이 줄어든 탓도 있을 겁니다. 역귀성이나 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이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나고 있으니깐요.

세상의 변화나 인심의 흐름으로 볼 때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고향과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은 점점 줄어들겠죠.

하지만 멀리 있더라도 고향과 가족을 그리는 마음만은 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doh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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