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웅크린 호랑이'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피터 나바로 미국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이 중국에 대해 쓴 책 '웅크린 호랑이'가 나왔다.
나바로 위원장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트럼프 정부의 시각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하다.
책은 역사상 사례를 볼 때 신흥 세력인 중국과 기존 초강대국 미국 사이에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대중 강경론자인 저자는 중국이 무력을 사용해 아시아에서 영토를 확장할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현상 유지' 강대국이 아니라 성장하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영토 확장과 아시아 내 패권 확대에 이용하는 '현상 수정' 강대국이 되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끼치는 영향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한 저자는 예상되는 중국과 미국의 충돌을 막기 위해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이 우주계획을 진행해야 하며 장거리 공격 폭격기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상대방이 군비를 축소하면 미국도 군비를 축소하고 반대로 상대가 미사일 생산량을 늘리고 도발하면 미국도 이에 상응해 대응하는 '상호 동등'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부상하는 중국의 세력을 상쇄해 균형을 잡을 강력한 동맹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리고 그 강력한 동맹은 미국이 아시아 지역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성립할 수 있다며 신고립주의 주장을 반박한다.
책에는 한국과 북한 관련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미국이 북한의 추가 핵무기 생산 능력 제거를 위해 북한 핵시설에 선제공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결코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말한다.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는 전면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북한의 반복된 위협에 대응하는데 지극히 합당한 체제라고 주장한다. 한반도에서 지상전이 다시 벌어진다면 미국은 지상군 대신 공군과 해군 전력을 지원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미국이 더는 핵우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도 있다. 그럴 경우 한국은 고도의 기술력을 발휘해 단기간 내 직접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며 100만 북한군이 비무장지대에 쳐들어오거나 평양의 독재자가 서울에 핵무기를 투하하면 한국은 주저하지 않고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레디셋고. 이은경 옮김. 416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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