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전단 팀장·파트장 조사…'외곽팀장' 다수 "국정원 지시" 자백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보배 기자 =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동원 온라인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이버 외곽팀장'들에 이어 이들을 조직·관리한 국정원 중간 간부들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29일 최모 전 국정원 심리전단 3팀장과 이모 3팀 5파트장을 각각 불러 조사해 국정원의 민간인 외곽팀 운영 실태를 파악했다.
이들은 대체로 국정원이 민간인들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한 객관적인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활동 당시에는 '종북·좌파 세력'의 여론전에 대응하는 대북 심리전 수행의 일환으로 인식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애초 순수 대북 심리전에 초점을 맞춰 운영됐으나 원세훈 전 원장 시절 대대적으로 확대·개편되면서 사이버 국내 정치 개입의 실행 도구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인 '이명박과 아줌마부대' 대표 김모씨도 불러 조사했다.
이 단체는 지난 23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사단법인 '늘푸른희망연대'의 전신이다.
검찰 안팎에 따르면 김씨는 1996년 총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의 과거 지역구였던 신한국당 종로지구당에서 민원실장을 맡아 활동했다.
이 단체의 비공개 블로그에는 김씨에 대해 '민원실장으로 자원봉사를 하며 집단 민원과 숙원사업으로 민심과 표를 모으는 작업을 했다'는 소개 글이 있다.
김씨는 2006년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모아 '이명박과 아줌마부대'를 만들고 운영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이 전 대통령의 팬클럽인 'MB연대'에 소속돼 대선 기간 전국 유세장을 돌며 이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단체 회원들은 2008년 9월 청와대 오찬에 초대받기도 했다.
김씨는 인터넷상에서 '민생지킴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다수의 글을 썼다.
검찰은 이들 단체나 회원들이 인터넷에 이명박 정부 지지 글을 올리는 과정에서 국정원 관계자의 개입이나 국정원의 자금 지원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이 이날까지 20여명의 사이버 외곽팀 활동 의심자들을 소환한 가운데 상당수 조사 대상자들은 국정원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정치 성향의 글을 썼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bo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