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피해 재앙" 김해신공항 백지화 목소리 터졌다(종합)

입력 2017-08-29 17:31   수정 2017-08-29 17:32

"소음 피해 재앙" 김해신공항 백지화 목소리 터졌다(종합)

국토부 김해 주민설명회 파행…김해·부산강서 주민 "재검토해야"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영남권 관문공항인 김해신공항 건설 밑그림을 그릴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와 동시에 소음피해 우려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업 자체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항공기 소음피해 지역인 경남 김해시와 부산 강서구를 중심으로 심각해질 항공기 소음피해를 우려하며 사업 백지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오후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대회의장에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관련 김해 사전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국토부는 이날 신공항 건설 관련 소음영향 조사를 맡은 서영엔지니어링, 기본계획 수립 용역작업을 맡은 포스코건설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주민설명회를 진행하려다 주민 반발로 10여 분 만에 중단됐다.

주민들은 회의장 곳곳에 김해신공항 확장 건설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붙이고 피켓 등을 손에 든 채 "주민 생존권 무시한 신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해지역 한 주민은 "도심 속에 공항을 건설하는 곳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며 "이런 사전설명회는 원천무효"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강을규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김해신공항 건설에 따른 소음영향 예측 분석 없이 추진하려는 단순 소음피해 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신공항 건설은 김해를 소음 지옥으로 몰고 간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도 반대 기류다.

김해YMCA 등 김해시 8개 시민단체와 서부산시민협의회는 이날 김해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신공항 소음피해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 없이 진행되는 신공항 건설계획은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무리 정부정책으로 추진하는 동남권 허브공항이지만, 도시 전체가 피해 권역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지역 주민의 실질적인 참여가 배제된 채 추진돼선 안 된다"며 "소음대책에 김해시민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창구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현재 공항소음방지법에서 제시된 수치로만 김해지역 항공소음 피해배상 여부를 따지려고 하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소음피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공군이 지난 5월 25일자로 비행경로를 305도에서 310도로 변경해 이륙함에 따라 민항기 이륙항로도 변경돼 김해시 전역에 소음피해가 더 심각해졌다"며 "김해신공항이 건설되면 김해시민이 입게 될 소음피해를 그대로 체험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김해시의회가 구성한 김해신공항대책특별위원회도 이날 제3차 회의를 열고 김해시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항로를 변경한 공군 관계자를 불러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형수 특위위원장은 "공군과 부산지방항공청이 소음피해를 겪는 김해시에 아무런 사전 협의나 통보조차 없이 항로를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시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항로변경에 따른 소음피해 대책을 제시하라"고 따졌다.

공군 측에서는 "기존 이륙항로가 해군 진해관제권과 가깝고 안전을 위해 수년 전부터 항로변경을 검토해 결정했다"며 "소음피해를 겪는 시에 사전 협의가 없었던 점은 송구스럽고 앞으로 결코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군 측은 그러나 이날 항로변경에 따라 커진 소음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따로 제시하지 못했다.

김기을 김해신공항반대주민대책위원장은 "일부에서 거론하는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보상과 지원을 검토하는 용역에 반대한다"며 "솔직히 항공기 소음대책은 없고 신공항 건설로 겪게 될 인근 마을 주민 피해는 재앙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서부산시민협의회장은 "정부는 즉각 신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중단하고 관련 법 개정과 실질적인 항공소음 피해대책을 수립하라"며 "엉터리 신공항 입지평가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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