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앞두고 '공산당 권위' 높이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중일 수교 45주년을 앞두고 다음 달 1일부터 항일전쟁을 기존 8년에서 14년으로 수정한 교과서를 도입한다.
29일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9월 1일 신학기부터 중국 공산당의 요청으로 '도덕과 법치', '어문', '역사' 교과서에 이런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역사 교과서에는 모든 민족 봉기부터 승리에 이르기까지 14년간의 중국 항일 전쟁 역사가 자세히 기술되며 중국의 반파시즘 전쟁 승리가 전 세계 끼친 공헌과 모든 민족의 항전에 공산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도 강조된다.
중국은 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1937년)을 항일전쟁의 기점으로 삼아왔다. '8년 항전'은 1937년 7월 7일 베이징 루거우차오에서 빚어진 중일 양국 군의 충돌에서부터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했을 때까지를 일컫는 용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올해 들어 1931년 9월 18일 선양(瀋陽) 류탸오후(柳條湖) 부근에서 일본군이 건설 중이던 남만 철도의 폭발로 시작된 만주사변을 항일전쟁 발발 시점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기 시작했다. 6년을 거슬러 올라가 항일전쟁이 14년간 이뤄졌다는 해석이다.
중국의 이런 역사해석 변경 배경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절대 권력을 다지는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공산당의 권위를 높이려는 공산당 지도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교과서 개정과 관련해 "중국의 항일전쟁이 세계의 반파시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정확히 배워야 한다"며 항일 전쟁 역사의 수정을 두둔한 바 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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