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탈북민 56% "통일 불가능"…비관적 예상 급증

입력 2017-08-30 06:33   수정 2017-08-30 06:48

지난해 탈북민 56% "통일 불가능"…비관적 예상 급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조사…'북 정권 30년 이상 유지' 12%포인트↑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통일에 대한 탈북민의 비관적 예상이 크게 증가해 절반 이상은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김정은 체제가 굳건해지고 있다는 인식이 북한 내에서 확산하면서 통일에 대한 기대가 크게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주민 132명을 대상으로 올해 6∼8월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북한에 살고 있을 때 통일이 언제쯤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5.7%가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도 설문조사 결과 때 44.2%보다 10%포인트 이상 급증한 것이다.

통일평화연구원은 해마다 전년도에 북한을 탈출한 주민을 대상으로 통일 인식에 관한 조사를 해 발표한다.

'10년 이내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응답도 지난해 44.9%에서 올해 26%로 급감했다.

반면 '3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봤다'는 응답은 2.2%에서 9%로 증가해 통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탈북민이 큰 폭으로 늘었다.

북한 정권의 유지 예상 기간을 묻는 항목에는 '30년 이상'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28.2%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16.7%)보다 11.5%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북한 정권의 안정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늘었음을 보여준다.

반면 '5년 미만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10.1%에서 7.6%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김정은이 여러 대내외적 악재에도 권력을 승계해 체제 유지 기반을 다져가는 것을 보면서 빠른 시기에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가 한층 꺾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에는 절대다수가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95.5%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통일 방식과 관련한 인식 조사에서는 북한 체제로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답변은 늘고, 남한 체제로 통일돼야 한다고 봤다는 응답은 줄었다.

북한에 살고 있을 때 통일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는지에 관한 질문에 '북한의 현 체제로 통일'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11.5%로 전년(5.8%)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남한 현 체제로 통일'은 38.2%로 전년과 비교해 4.6%포인트 감소했다.

'남북한 체제 절충'을 선택한 응답자는 15.3%, '어떤 체제든 상관없다'는 응답은 26.0%였다.

북한에 있을 때 본 김정은에 대한 직무 평가는 '매우 잘못하고 있다' 39.4%,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 30.3%로 부정적 평가(69.7%)가 긍정적 평가를 압도했다.

'대체로 잘하고 있다'와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각각 22.7%, 7.6%로 조사됐다.

통일평화연구원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2017 북한 사회변동과 주민의식 변화'를 이날 오후 2시 호암교수회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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