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 지역 점령 50주년 행사에서 강경 발언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건설된 유대인 정착촌을 철거하지 않고 더 확장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29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스라엘의 서안 지역 점령 50주년을 맞아 바르칸 정착촌에서 행한 연설에서 "서안 정착촌의 이스라엘 주민들이 철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여기에서 영원히 머물 것"이라며 "이곳에 우리의 뿌리를 더 깊게 심고 (정착촌을) 더 짓고 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 땅에서 정착촌을 철거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정착촌 철거는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정착촌을 두고 이처럼 강경 발언을 쏟아내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존 케리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한 뒤 "정착촌과 그 주민을 철거하거나 철수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과 확장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던 때였다.
이스라엘 총리의 이런 입장 표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해 이-팔 평화협상 재개를 모색하는 도중 나왔다.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과 확장은 이-팔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이 정착촌을 지은 곳에 유대인들을 지속해서 이주시키면서 팔레스타인인들과의 갈등은 갈수록 커졌다.
이스라엘은 50년간 강점한 서안과 동예루살렘, 골란 지역 등지에 정착촌 200개 이상을 건설해 유대인 60만여 명을 이주시켰다.
현재 서안에 가장 많은 135개 정착촌이 건설돼 이스라엘인 38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동예루살렘에도 이스라엘인 20만명이 살고 있다.
이스라엘은 정착촌 주택 건설 추진 이유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안보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이에 팔레스타인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진 이-팔 평화협상 재개 조건으로 정착촌 건설 중단을 제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1967년 제3차 중동전 발발 이전의 국경을 기준 삼아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고 서안과 가자지구를 영토로 하는 독립국 건설을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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