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하늘 수놓은 평창올림픽…미디어아트로 먼저 즐기기

입력 2017-08-29 20:31   수정 2017-08-29 20:36

서울 밤하늘 수놓은 평창올림픽…미디어아트로 먼저 즐기기

서울스퀘어 외벽에 뮌 등 다섯 팀의 영상 내년 3월까지 상영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서울역사를 나오자마자 마주하는 붉은 사각형 건물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대우빌딩으로 칭하는, 2014년 tvN 인기드라마 '미생'의 무대로 주목받기도 했던 서울스퀘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165일 남겨둔 29일 오후 8시.

어둠에 잠긴 채 사무실 불빛만 듬성듬성 보이던 서울스퀘어 외벽이 거대한 캔버스로 변했다. 힘차게 얼음을 지치며 질주하는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의 모습이 벽면을 뒤덮자, 행인들도 걸음을 재촉하다 말고 멈춰선 채 건물을 바라봤다.

평창올림픽을 주제로 한 영상 작품을 벽면에 쏘는 미디어 예술전의 개막을 알리는 차동훈 작가의 '코러스'였다. 이번 전시에는 차동훈 작가뿐 아니라 뮌(김민선&최문선), 최찬숙, 진달래&박우혁, 김장오 등 총 다섯 팀이 참여했다.

'코러스'는 스노보드부터 스피드 스케이트, 봅슬레이, 피겨 스케이팅에 이르기까지 선수들의 리듬감 있는 움직임을 줌아웃 방식으로 표현했다.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그룹 뮌의 '리플레이'는 수많은 사각형 방에서 각자 몸을 풀고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날 개막식에 앞서 서울역의 한 카페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한 김민선 작가는 "지금까지 영상 작업 중에서 실루엣을 표현한 작품이 많다"면서 "선수들이 각자 혼자만의 방에서 고군분투하는 작업을 실루엣으로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진달래&박우혁 작가는 '런, 런, 런'에서 평창을 무대로 새로운 세대가 만나 새로운 규칙, 기록이 탄생하고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진다는 메시지를 글자와 이미지로 표현했다.

동계올림픽이 각각 눈과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설상, 빙상 경기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조형적 구조와 기하학적 도형으로 풀어낸 김장오 작가의 작품도 흥미롭다.

한양대 산업융합학부 아트앤테크놀로지과 겸임교수인 최찬숙 작가의 '토포테이션'은 선수들의 모습을 재현하는 대신, 동서양 선수가 화합의 장을 이룬다는 메시지를 동양철학을 알고리즘화해 눈길을 끌었다.

내년 3월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평창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이끌기 위해 준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평창, 문화를 더하다'다.







이날 행사에 자리한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은 인사말에서 "올림픽은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겨루고 메달을 따고 순위 매기는 행사가 아니라 개최국의 모든 사회·문화적 역량을 같이 보여줄 수 있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노 차관은 "우리 국민이 워낙 힘든 생활 했는데 이제 문화예술인을 중심으로 지혜의 올림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한국에서 치러진 역대 어느 대회보다도 문화와 같이하는 올림픽으로 치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올림픽의 총괄 기획을 맡은 인재진 감독도 "올림픽은 더는 스포츠만의 행사가 아니다"라면서 "문화올림픽은 강원도의 소도시인 평창에 문화를 더해가는 작업이면서 국가적인 문화 역량도 더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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