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롯데 명승부 망친 어설픈 판정과 욕설

입력 2017-08-2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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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롯데 명승부 망친 어설픈 판정과 욕설

7회말 3루 포스 아웃 놓고 석연찮은 판정 번복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하나가 명승부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다.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14차전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이었다.

후반기 승률 1, 2위를 달리는 두 팀답게 승부의 추는 쉽게 기울어지지 않았다.

팽팽하던 경기 흐름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은 5-5로 맞선 7회 말이었다.

두산은 류지혁의 동점 솔로 홈런에 이어 볼넷 3개로 엮은 1사 만루에서 민병헌이 친 공이 유격수 문규현 앞으로 굴러갔다.

문규현은 홈 승부를 선택해 3루 주자를 잡았다. 포수 강민호는 병살로 연결하기 위해 곧바로 3루로 공을 던졌다.

공은 2루 주자 김재환이 3루에 도착하기 전에 도착했다. 타이밍상 포스 아웃이었다.

박근영 3루심도 처음에는 아웃 판정을 내렸으나 김재환과 두산 3루 코치는 펄쩍펄쩍 뛰었다.

3루수 김동한이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상황에서 포구했다는 주장이었다. 박근영 3루심은 별다른 제스처 없이 세이프로 판정을 정정했다.

사실 박근영 3루심은 베이스 뒤에 있었기에 김동한의 발 위치를 정확하게 보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판정을 바꿨다.

그러자 조원우 롯데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 판정이 바뀐 것에 대해 항의했다.

한동안 심판진의 설명을 들은 뒤 조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 요청 시간(30초)을 넘겼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조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복해 따진 시간을 빼고 계산해야 한다고 더욱 거세게 항의하면서 경기는 한동안 중단됐다.

경기는 9시 53분부터 10시 1분까지 무려 8분간이나 중단됐다.

규정상 감독의 항의는 5분 이내에 끝나야 한다. 3분이 지날 시 1차 경고, 5분이 넘으면 즉시 퇴장이다.

하지만 심판진은 조 감독에게 퇴장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결국, 롯데의 비디오 판독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경기는 속개됐다.

어깨가 식은 조정훈은 오재일의 타석 때 2구째 폭투를 던져 결승점을 헌납했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번복과 이후 어이없게 실점이 나오자 롯데 팬들은 흥분을 참지 못했다.

롯데 팬들은 8회 초 롯데의 공격을 앞두고 두산 좌익수 김재환 뒤쪽으로 몰려가 심한 욕설로 김재환을 괴롭혔다.

이에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3루 응원석에 있던 롯데 팬들은 '약재환'을 소리높여 외쳤다.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김재환의 아픈 부분을 건드린 것이다.

이에 2루수 오재원이 3루 응원석으로 달려가려다 유격수 류지혁이 제지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두산은 8회 말 1점을 더해 7-5로 승리하고 6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8월에만 19승(5패)을 수확하며 구단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가 끝난 뒤 최수원 2루심은 취재진과 만나 "판정 번복이 이뤄진 후 조원우 감독이 주심을 향해 나온 시간이 이미 27초였다. 그때만 해도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면 됐을 텐데 다시 3루심 쪽으로 확인하러 가더라. 시간이 너무 길어졌기 때문에 규정상 판독 요청을 받아주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박근영 3루심의 판정 번복과 관련해서는 "포스 아웃 상황이 맞았지만 3루수 김동한의 발이 떨어진 것을 늦게 확인했다. 그래서 아웃 선언을 했다가 이내 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원 2루심은 조 감독을 퇴장시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런 (과열된) 분위기에서 어떻게 퇴장 명령을 내리겠느냐"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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