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헌재, 유엔기구 수장 추방명령에 무효 판결

입력 2017-08-30 11:14  

과테말라 헌재, 유엔기구 수장 추방명령에 무효 판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과테말라 헌법재판소는 29일(현지시간) 지미 모랄레스 대통령의 유엔 산하 부패방지기구 수장 추방명령을 무효화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란시스코 데 마타 헌재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최종 판결을 내린 사실을 공개하고, 외교부와 국방부, 경찰 당국에 헌재 판결을 통보해 추방 명령이 이행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신의 부패를 수사하는 이반 베라스케스 유엔 산하 과테말라 반면책 국제위원회(CICIG) 위원장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출국을 명령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당일 모랄레스 대통령의 추방명령에 대해 잠정 중단 결정을 내렸으며 심리를 거쳐 이번에 최종적으로 무효 판결을 내렸다.






추방명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2015년 대선 당시 불법선거자금 수사를 진행 중인 베라스케스 위원장이 수사에 방해가 되는 대통령 면책권 박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직후 내려졌다.

CICIG는 대선 기간 부정 의혹 자금이 1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베라스케스 위원장이 수사를 빌미로 정치적 위기를 촉발하고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며 추방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과테말라 국민은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으며 국제사회도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애초 추방명령의 당위성을 강조하던 모랄레스 대통령은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다소 입장을 바꿔 헌재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법이 항상 우선시돼야 한다"며 "대통령으로서 정부 다른 기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8일 자신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시장단과 회동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 영상에는 시장들이 14초 동안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담겼다.

코미디언 출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몰리나 전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에 대한 국민적 공분에 힘입어 2015년 10월 당선됐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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