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투자 1천억 달러 돌파…1년 반만에 두배로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국내 보험사 등의 해외 채권투자 수요에 힘입어 해외 외화증권 투자액이 처음으로 2천억 달러를 넘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4분기 중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6월 말 현재 잔액(시가기준)이 2천101억7천만 달러로 전분기 보다 171억3천만 달러 늘었다.
2015년 3월 말 1천억 달러를 넘은 이래 2년여 만에 두 배가 됐다.
국내 보험사,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외화증권 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하다가 2015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15년 2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중 100억 달러가 늘었으며 작년 3분기 사상 최대 규모인 193억 달러 증가한 이래로는 대규모 해외 투자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저금리가 이어지며 기관투자가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2021년 도입될 새 회계기준(IFRS17)에 맞춰 해외 채권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며 부채 규모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자산을 늘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직전에도 해외 투자가 활발해서 2007년 말에는 1천165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급감, 2009년 3월 말에는 519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자산별로 채권 투자 잔액이 1천93억8천만 달러로 전분기 보다 109억 달러 증가하며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5년 말 약 504억 달러에서 1년 반 만에 두 배가 됐다.
주식은 581억2천만 달러로 세계 증시 호조에 따라 전 분기보다 56억1천만 달러 늘었다. 이 중 90%가 자산운용사 투자다.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증권인 '코리안페이퍼'는 425억7천만 달러로 6억3천만 달러 늘었다.
기관투자가 별로는 자산운용사가 116억2천만 달러 늘어나며 1천29억7천만 달러에 달했다. 보험사는 730억8천만 달러로 37억6천만 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자산운용사에는 보험사 위탁 운용계정이 포함돼있다"며 "보험사들의 해외 투자수요가 워낙 늘다 보니 자체적으로 다 소화를 못하고 계열 자산운용사 등에 위탁하곤 한다"고 말했다.
외국환은행은 211억5천만 달러로 18억2천만 달러 늘었지만 증권사는 128억7천만 달러로 7천만 달러 감소했다.
한편, 한은은 "기관투자자 서베이로 통계를 내기 때문에 숫자가 일부 조정되는 경우가 있다"며 "작년 3분기 숫자가 당초 190억5천만 달러에서 늘어나며 사상최대폭 증가 기록이 올해 1분기(191억6천만 달러)에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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