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에 반대…제재·압박 실효성 부정하며 외교해법 강조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장재은 기자·유철종 특파원 = 북핵 문제 해결에서 군사옵션을 배제해야 한다는 점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결의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비탈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가 2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네벤쟈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북한 미사일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비공개 안보리 긴급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그는 "한반도 문제에 군사해법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안보리가 향후 채택될 결의들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벤쟈 대사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법이라는 종전 러시아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런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핵무기비확산 체제로 복귀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들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정치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하지만 동시에 제재와 압박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 시도는 효율적이지 않음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면서 "이 길은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보리가 취한 대북 제재를 제외한 미국 등의 일방적 추가 제재를 배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네벤쟈는 "한반도 상황 정상화를 위해선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은 물론 (한·미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군사인프라 증강 중단 및 군사훈련 규모 축소 등을 상정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긴급회의는 앞서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북태평양으로 발사한 데 대한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해 한국, 일본, 미국이 요청해 열렸다.
네벤쟈는 안보리 회의 전에도 기자들에게 "제재만을 적용하는 것은 탈출구가 아니다. 무엇보다 정치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적 해결을 포함한) 모든 방안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제안한 '쌍중단' 등의 구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로드맵이 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jangje@yna.co.kr,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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