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업체 선정 시 학부모 참여 보장·아동학대 의혹 전문기관에 조사 의뢰
수원여대 총장, 학부모에게 사과…"원장 경질·자체 조사후 대책 마련"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시청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 의혹 해명과 어린이집의 비민주적인 운영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공무원 엄마'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수원시는 29일 밤 팔달구청 내 시청어린이집에서 학부모, 어린이집 위탁업체인 수원여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부모 총회를 열어 한 달간 시가 자체 조사한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앞서 시청 및 시산하기관 소속 공무원인 학부모 38명은 최근 시청어린이집 교사들이 보육업무를 소홀히 해 아이들이 스트레스성 이상증세를 보이고, 만1세 아이를 불 꺼진 화장실에 방치하는 등 아동학대 의혹이 있다며 시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사퇴를 요구했다.
수원시는 이 자리에서 어린이집 CCTV 조사와 교사 대면 조사에서는 아동학대 증거가 드러나지 않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전문적인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집 위탁업체 선정 시 학부모의 참여를 보장하고, 어린이집과 학부모의 소통창구를 마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어린이집위탁업체 선정 시 아동학대 등 문제가 발생한 업체에 대해서는 벌점을 주는 등 방법으로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
수원여대가 16년째 시청어린이집 위탁을 맡으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지적하며 위탁중지를 요청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관계자는 "어린이집 운영이 최대한 정상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부모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했으며, 다시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검증하고 확인하겠다"면서 "원장과 교사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수원여대에 책임이 있는 만큼 재위탁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여대도 이날 총회에 손경상 총장이 참석해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고 나서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3명을 사퇴시키고,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사퇴한 두 명의 보육교사는 복직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원시와 수원여대의 조치에 대해 학부모들은 일단 환영했다.
한 학부모는 "우리가 제기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수용하겠다고 하니 더 바랄 것은 없다. 하루빨리 어린이집이 안정화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수원여대는 수원시청어린이집 문제에 대해 자체 조사와 개선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수원여대 관계자는 "학교가 어린이집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기에 즉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원장을 즉시 경질하기로 했으며, 어린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면서 "그 이후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개선을 위해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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