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연안 정유시설 강타, 화학물 900t 이상 공기 속으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을 강타하면서 화학물질 유출이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소방국은 이날 크로스비 지역에 있는 화학업체 '아케마' 공장의 2.4㎞ 반경에 있는 주민들이 예방 차원에서 대피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아케마는 휴스턴시에서 북동쪽으로 40㎞ 떨어진 곳에서 유기과산화물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화합물은 저온에서 보관해야 하지만, 최근 하비의 영향으로 전기 공급이 끊기고 비상발전기도 지원되지 않아 냉동보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아케마 측은 설명했다.
아케마는 하비가 착륙하기 전 크로스비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11명이 남아 상황을 살폈지만, 직원들도 이날 빠져나왔다.
뿐만 아니라 엑손모빌, 셸 등 주요 정유사들의 석유 정제시설이 모여있는 걸프연안에도 하비가 영향을 미치면서 다량의 화학물질이 유출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폴리티코는 텍사스 걸프연안에서 이번 주에 200만파운드(약 900t) 이상의 화학물이 공기 중으로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환경감시단체들은 이 중에 발암성 벤젠과 질소화합물 등 장기적으로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물질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트위터에는 평소보다 강한 화학물 냄새를 맡았다는 휴스턴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환경보호단체 '인바이런먼트 텍사스'의 루크 메츠거 국장은 "(유출된 화학물질은) 이 지역 주민들의 발암 위험을 높이고 호흡기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학물질 유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하비가 휴스턴을 덮친 지난 27일 이후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하비로 인해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일반 가구뿐만 아니라 정제시절 13곳은 폐쇄했고 5곳은 가동을 축소했다고 텍사스주 에너지부는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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