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부정선거 맞선 날인 3·15가 더 적합" 의견 나와 재심의하기로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 동구 금남로공원의 명칭을 역사적 상징성을 살려 '금남로 4·19공원'으로 이름을 바꾸려는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4·19 보다는 그에 앞서 3·15 부정선거에 먼저 맞섰던 것을 기념해 3·15 기념공원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광주 동구 지명위원회는 30일 금남로 3가 '금남로 공원' 지명을 '금남로 4·19공원'으로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역사적 사실 조사와 여론조사를 좀 더 거치기 위해 보류하고 추후 재심의한다"고 결정했다.
이날 지명위원회에는 최초 금남로공원 지명변경을 요구한 광주 4·19민주혁명기념사업회 측이 출석해 명칭 변경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4·19 관련 단체인 '호남 4·19혁명단체 총연합회' 측은 "4·19 공원보다는 3·15 부정선거에 저항에 전국 최초로 시위가 발생한 점을 기려 '금남로 3·15 공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동구 지명위원회는 양측 의견을 종합해 "역사적 사실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여론조사도 좀 더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을 보류했다.
광주 4·19민주혁명기념사업회 측은 최근 동구청에 "금남로는 1960년 자유당 정권 3·15부정선거에 항거하는 시민 의거가 경남 마산보다 3시간 앞서 일어난 역사적 장소"라며 공원 명칭 변경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4·19혁명 당일 금남로 학생행진에 시민이 합류하면서 시위대 수천 명과 경찰이 충돌해 사망자 4명 부상자 80여명이 발생한 점을 들어 '금남로 공원'을 '금남로 4·19 공원'으로 개명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호남 4·19혁명단체 총연합회 측은 "1960년 부정선거에 항거해 선거 무효를 선언한 전국 최초의 저항이 발생한 날짜가 3월 15일이다"며 "명칭을 변경하려면 4·19 공원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3·15 공원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광주 동구는 지명위원회 보류 결정에 따라 역사적 사료를 검토하고 지역 여론을 더 수렴해 재심의에 나설 방침이다.
지명변경 절차는 동구 심의·의결 후 광주시 지명위원회와 국토지리정보원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한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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