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확대 우려에 절대평가 반대…"현재 학종 유지하며 개편은 무리"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이 여론에 밀려 미뤄지면서 수능 절대평가를 확대하려면 학생부종합전형 문제점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절대평가 확대로 수능 변별력이 약화하면서 대학입시에서 학종 비중이 더 확대되는 게 우려된다는 것이 수능 개편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
교육부는 31일 수능개편을 1년 유예하기로 하면서 지난 10일 발표했던 개편 시안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015 개정교육과정 취지가 '문제풀이를 위한 암기식 수업'에서 벗어나는 것인 데다 경쟁 위주 교육 지양이 문재인 정부 교육공약인 점을 고려하면 절대평가 확대는 이후 수능 개편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추세다.
상당수 학생·학부모는 수능 절대평가 확대에 반대하며 "수능 준비보다 학종 준비가 더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학종이 '금수저·불공정·깜깜이' 전형이라고 불리는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학종은 학생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결과 등을 보고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정성평가 요소가 많다 보니 합격과 불합격이 어디서 갈리는지 학생과 학부모가 정확히 알기 어렵다.
또 학종에 유리한 '스펙'을 많이 쌓아 줄 여유가 부유한 부모를 둔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라는 비판도 있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성인남녀 1천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6%는 '학종이 합격과 불합격 기준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전형'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75.1%는 '상류층에게 더 유리한 전형'이라고 지적했고, 74.8%는 '부모나 학교·담임교사·입학사정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전형'이라고 했다. 학종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교육계에서는 대입에서 수능 역할이 축소될수록 다른 전형의 역할이 강화되는 '풍선효과'를 생각하면 수능 절대평가 확대와 학종 문제점 개선이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개편 유예 여론이 거센 가장 큰 이유는 학종 개선 없이 추진하기 때문"이라면서 "현 학종을 유지하며 수능을 개편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사걱세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과 동시에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는 학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학종에서 비교과활동 반영을 대폭 줄이고 자기소개서 등은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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