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원하는 재단 소속 학자의 EU 반독점 벌금 지지 글에 분노"
구글 "축출 관여한 적 없어…다양한 의견 존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구글 창업자 에릭 슈밋이 구글에 비판적인 글을 게재한 후원 재단 소속 학자를 해고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NYT는 30일 "구글의 후원을 받는 '뉴아메리카재단(NAF)'의 학자들 가운데 한 명이 웹사이트에 유럽연합 규제 당국의 구글에 대한 벌금 부과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가 재단 측의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서 "그 배후에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그룹의 슈밋 CEO가 있다"고 보도했다.
1999년 창립된 NAF는 구글 창업자인 에릭 슈밋 알파벳 CEO가 공식 후원자로 그동안 2천100만 달러(약 240억 원)를 지원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까지 슈밋이 직접 이 재단의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뉴아메리카재단의 '오픈 마켓'팀을 이끄는 배리 린 선임연구원은 지난 6월 EU의 구글에 대한 27억 달러(3조 원)의 벌금 부과에 대해 '독과점 방지를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는 취지의 글을 NAF 웹사이트에 올렸다. EU 규제 당국은 구글이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7년간 광고 시장을 독점해 왔다며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 글은 불과 수 시간 만에 사이트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이후 린 선임연구원은 재단 이사장인 앤 슬라우터에게 소환당했고, 그가 이끄는 '오픈 마켓'팀은 더 이상 NAF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사실상 재단에서 축출된 것이다. 오픈 마켓팀은 구글을 포함한 IT 대기업들의 독과점 문제에 비판적인 연구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린 선임연구원은 "슈밋 CEO가 슬라우터 현 이사장에게 불쾌감을 표시한 뒤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NYT에 주장했다.
그러나 슬라우터 이사장은 트위터 글을 통해 "이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곧 NAF의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글도 NYT에 "린의 축출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모든 그룹의 의견에 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각 그룹의 독립성과 결정, 정책 관점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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