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프랑스에서 도둑들이 파리 지하 20m 아래의 지하묘지를 통해 지하저장고 벽을 뚫고 들어가 3억원 상당의 와인 수백 병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28∼29일 밤사이 파리 중심지의 한 지하저장고에 도둑이 들어 25만 유로(약 3억3천만원) 상당의 빈티지 와인 300병을 훔쳐 달아났다.
도둑들은 비밀 출입구 혹은 출입제한구역을 통해 파리 지하묘지로 몰래 들어간 뒤 석회암으로 된 지하저장고 벽에 구멍을 뚫고 침입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와인을 잔뜩 챙긴 도둑들은 파리 지하에 미로처럼 나 있는 250km 걸친 터널을 통해 훔친 와인을 밖으로 빼냈다.
도난당한 와인은 한 병에 500∼1천 유로(약 67만∼134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와인이다.
한 경찰은 "도둑들은 사전에 현장 답사를 했을 것"이라면서 "우연히 그 벽을 뚫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의 지하묘소는 밤에는 일반의 출입이 제한되고, 낮에도 안내자가 동반한 상태에서 2km 터널 구간만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른바 '지하족(cataphiles)'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맨홀이나 과거 하수구로 쓰였던 비밀 통로를 통해 지하로 잠입해 파티를 열거나 비밀 모임을 하기도 한다.
파리 지하묘지는 500여 년 전 버려진 채석장을 개조해 만들어졌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중반까지 파리 공동묘지에 있던 유골들이 지하묘지로 옮겨져 파리 시민 약 600만 명의 유골이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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