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중국이 메달 순위 9위의 '초라한' 성적을 내며 개막식에 이어 폐막식도 불참했다.
30일 폐막한 타이베이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중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종합 9위에 그치면서 역대 유니버시아드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31일 보도했다.
지난 2001∼2015년 사이 8차례의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중국이 가장 성적이 안 좋았던 때는 금·은·동 49개 메달을 딴 2005년 터키 유니버시아드와 3위를 차지한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때였다.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대회의 메달 순위에서 항상 3위권에 드는 스포츠 강국으로서는 걸맞지 않은 성적인 셈이다.
그런데도 쉐옌칭(薛彦靑) 중국 대표단장은 "금메달 획득 목표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둬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이 의도적으로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대만 정부에 대한 불만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경시, 또는 무시하는 것으로 표출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 통상의 국제대회보다 매우 줄어든 108명의 선수만을 파견했고, 개막식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단체전 경기에는 한 팀도 출전시키지 않고 육상, 펜싱, 수영, 탁구, 태권도, 역도, 우슈 등에만 선수를 내보내 우슈에서만 금메달 7개를 획득했을 뿐이다.
중국 대표단은 30일 폐막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폐막식 전날 중국 대표단의 75%가 개인 일정 등을 들어 대만을 떠났고 나머지도 폐막 당일 귀국편 비행기에 탑승했다.
대만의 한 체육계 소식통은 "중국이 이번 대회에 1진급 선수를 파견하지 않은 덕분에 대만이 메달을 획득하는데 한결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대만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6개, 은메달 34, 동메달 30개로 종합 3위에 오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중국 측의 선수단 축소와 성적 하락은 지난 27일부터 톈진(天津)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운동회(전국체전 격) 때문이기도 하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이 대회는 정상급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기회로 규모 면에서도 아시안게임과 맞먹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30개, 은메달 22개, 동메달 30개를 따며 일본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은 당초 금메달 23개 획득해 종합 3위를 거두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4종목에만 선수단을 내보낸 북한은 역도와 다이빙에서 금메달 12개를 따며 7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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