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기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신개념 기술을 개발했다.
서민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은 강지훈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대) 박사, 송창선 건국대 수의대 교수, 박규환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등과 공동으로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세부유형까지 구분해내는 센서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농가와 사회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에 대응할 조기 진단법 개발에 연구진은 테라헤르츠파의 투과율을 수십 배 증폭하는 메타물질(인공물질)을 활용하기로 했다.
테라헤르츠파는 1초에 10의 12제곱(tera)만큼 진동하는 주파수를 가진 전자파다.
메타물질에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샘플을 바르고 테라페르츠파를 쏘면, 전자파의 투과율이 변하게 된다. 바이러스 유형마다 가지고 있는 표면 단백질이 달라, 유형마다 전자파의 투과율도 조금씩 달라진다. 연구진은 이 투과율 변화를 바탕으로, 조류독감 바이러스 3종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바이러스에 일종의 '이름표'(라벨)를 붙이는 방법으로 구분해왔는데, 이름표를 붙이는 과정에 쓰는 화학물질로 인해 바이러스의 성질이 변하는 문제가 있었다. 새로 개발한 방법은 바이러스 고유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다른 화학물질이 필요 없다.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분석하는 방법에 비해서는 검출 절차가 단순하다는 장점도 있다.
서민아 KIST 박사는 "현재 극미량의 혈당과 잔류 농약 검출도 가능함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이 다양한 질병 특이 생체물질을 신속하게 판별하는 진단연구에 적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ST 개방형 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글로벌프런티어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온라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5일 자에 실렸으며 미국 특허로도 등록됐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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