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연구팀, 지방 30-35, 탄수화물 50-55%를 적정조합으로 제시
"지방 줄인다고 흰빵·쌀밥·설탕으로 대체해선 안돼…절제가 중요"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저지방 식단이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캐나다에서 나옴으로써, 지방 섭취를 줄이라는 지난 수십 년간의 건강 식단 지침의 수정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고 영국 언론들이 (현지시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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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이 10년에 걸쳐 유럽,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 18개국의 35-70세 13만5천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들 중 지방 섭취가 가장 적은 하위 5분의 1 집단의 조기 사망 위험이 가장 많은 상위 5분의 1 집단에 비해 2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탄수화물을 가장 많이 섭취한 상위 5분의 1 집단의 조기 사망 위험이 가장 적게 섭취한 하위 5분의 1 집단에 비해 28% 높았다.
연구팀은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에 이 연구 논문을 싣고 지방에 건강 보호 기능이 있는 것 같다며 흰 빵과 쌀밥, 감자, 파스타 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데일리메일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연구 책임자인 마쉬드 데간 박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총회에서 "지난 수십 년간 지방과 포화지방산을 줄이는 데 건강식 지침의 초점이 맞춰져 왔으나, 우리 몸은 지방을 필요로 한다"며 지방에 들어있는 각종 비타민과 필수 지방산을 가리켰다.
그는 저지방 식단을 강조하다 보면 사람들이 그 대신 탄수화물과 설탕 섭취를 늘리게 되는 데 이것이 심장 질환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지방을 무한정 먹으라는 뜻은 아니며 에너지원의 30-5%는 지방에서, 50-55%는 탄수화물에서 취하는 게 가장 적절한 조합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실은 영국인들의 평균 식단이 이에 해당하며, 결국 절제(moderation)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30일 전했다.
평균적인 영국인들은 총 섭취 칼로리의 35%를 지방에서 얻는데, 이는 데간 박사 연구 대상 집단 가운데 지방 섭취 최상위 20%의 평균치와 같다. 이 집단은 1천 명 당 4.1명이 사망한 데 비해 최하위 20%에선 1천 명 당 6.7명이 사망했다. 지방 섭취 최하위 20%는 총 칼로리중 지방에서 얻는 열량이 평균적으로 11%여서 최상위 집단 35%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탄수화물을 보면, 평균적으로 열량의 75%를 탄수화물에서 취하는 최상위 집단에선 매년 1천 명 당 7.2명이 사망한 데 비해 46%를 취하는 최하위 집단에선 4.1명이 사망했다. 46%는 평균적인 영국인과 유사한 수준이다.
영국 심장 재단의 제러미 피어슨 교수는 "탄수화물 섭취량에 과거보다 더 큰 관심을 갖고 식단 지침을 수정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하고 "그렇다고 이제 포화 지방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환호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보건청의 수석 영양관 앨리슨 데드스톤은 "고지방 식단 역시 열량이 높아서 체중 증가로 이어지고, 지나친 포화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며 "비만과 과다 콜레스테롤 둘 다 심장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성이 있다"고 '절제'를 강조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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