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 F-35B·B-1B·F-15K, 폭탄 18발 투하하며 첫 연합폭격훈련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일본과 괌에서 이륙한 후 1∼2시간이면 평양 상공에 진입할 수 있는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와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처음으로 동시 작전을 펼친 것은 북한의 중거리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한 강한 무력시위로 평가된다.
미국은 지난 29일 북한의 '화성-12형' 발사 이틀만인 31일 F-35B 스텔스 전투기 4대와 B-1B 전략폭격기 2대를 동시에 한반도에 출격시켜 폭탄투하 훈련을 하는 강력한 억제력을 과시했다.
특히 이들 전략무기는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와 첫 연합항공차단 작전을 펼치며 공고한 연합방위태세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
연합 항공차단(Air Interdiction) 작전은 상대의 잠재적 군사력이 아군의 지·해상군에 대해 효과적으로 사용되기 전에 이를 파괴, 무력화, 지연시키는 항공작전을 말한다. 우리 군에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의 초토화를 가정한 훈련인 셈이다.
최고 속도 마하 1.2로 비행하는 B-1B 2대는 북한이 포위사격 위협을 가한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괌에서 이륙하면 빠르면 2시간, 늦어도 2시간 30분 안에 평양으로 진입해 가공할 위력의 각종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략자산이다. 이 폭격기에는 2천파운드급 MK-84 폭탄 24발, 500파운드급 MK-82 폭탄 84발, 2천파운드급 GBU-31 유도폭탄 24발 등을 탑재할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유사시 B-1B 3∼4대가 최대로 무장을 적재하고 평양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하면 평양 중심구역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B-1B 2대는 이날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서 MK-84 폭탄 각 1발씩을 투하했다.
탄두부분에 428㎏의 고폭장약이 들어있는 MK-84 폭탄은 비록 유도 기능은 없어 정밀성은 떨어지지만 북한군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데 동원된다. 항공기에서 투하된 MK-84가 지상에 떨어져 폭발하면 직경 13m, 깊이 3.6m의 구덩이가 생길 정도로 위력이 있다.
일본의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주일미군기지에서 이륙한 미국 해병대의 F-35B는 최고속도가 마하 1.6으로 평양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이면 충분하다. 이와쿠니기지에서 평양까지 거리는 800여㎞에 달한다.
스텔스 성능을 갖춰 한반도 유사시 북한군 레이더망을 회피해 평양 상공에 진입해 북한 전쟁지휘부를 타격하는 데 일차적으로 동원되는 전략무기로 꼽힌다.
탐지거리 500㎞의 베라 레이더와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적 레이더기지 파괴용 정밀유도활강폭탄(SDB) 등을 탑재해 표적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F-35B 2대는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GBU-32(합동정밀직격탄·JADAM) 비활성탄 2발씩을 떨어뜨렸다. 비활성탄은 폭발력의 차이만 있을뿐 실제 전투기에서 목표물을 조준해 투하하는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 중 2대에서도 MK-82 폭탄 각 6발씩, 모두 12발을 투하했다. 이 폭탄은 무게가 680여㎏으로 항공기에 탑재해 지상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된다. 자체 추진력이 없어 자유 낙하 방식으로 지상으로 떨어지는 폭탄이다.
이날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한미 항공기가 투하한 폭탄은 모두 18발에 달한다.
공군은 "적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공대지 공격 훈련을 했다"면서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 전력을 한꺼번에 한반도 상공에 투입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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