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앨범 '에버' 쇼케이스…기타 연주하며 댄스도 선보여
"오디션 방송 인생의 터닝 포인트…진솔한 음악 들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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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워너원에 합류하지 못한 아쉬움은 없었어요. 함께 해도 좋았겠지만 그 안에 들지 못해 지금 제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것도 감사해요. 고생한 동료들이 잘돼서 기분이 진짜 좋아요."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실력을 보여준 정세운(20)은 12등을 차지하며 11등까지 뽑히는 워너원에 합류하지 못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솔로 데뷔 앨범을 준비한 그는 31일 오후 4시3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마지막 방송에서 순위를 발표할 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서 열심히 축하해줬다"고 웃었다.
그가 가요계에 데뷔하는 것은 연습생 생활 3년 만이다.
지난 2013년 SBS TV 'K팝 스타 3'에 출연해 독학한 기타로 자작곡을 들려준 그는 2014년 7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됐다. 이곳에서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안타까운 탈락자로 꼽혔다.
그러나 매력적인 음색과 연습생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팬들의 지지를 받았고,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 캐릭터와 닮아 '포뇨'란 애칭도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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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그는 "두 프로그램 모두 나의 터닝 포인트"라며 "'K팝 스타'가 부산에서 오디션을 한다고 들었을 때 나갈까 말까 고민했다. 오전 9시까지 가야 했는데 오후 2시에 일어난 것이다. 후회할 것 같아 나갔는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프로듀스 101'은 내 가수 인생의 출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화제의 출연자답게 첫 앨범에는 그루비룸, 이단옆차기, 줌바스, 브라더수 등 가요계의 핫한 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세운은 "내 노래 취향이 정적인 부분에 머물러 있었는데 트렌디한 분들과 작업하면서 내가 가진 음악과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고 좋은 영향을 받았다"며 "확실히 디테일한 부분에서 프로페셔널의 세계는 달랐다. 녹음이라기보다 레슨을 받는 것처럼 대화하며 배워 좋은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참여로 어쿠스틱한 음악을 내세울 것이란 예상과 달리 타이틀곡은 트렌디한 사운드의 마이너 풍 팝인 타이틀곡 '저스트 유'(Just U)다. '대세 래퍼' 식케이가 피처링했으며 반한 여자에게 솔직하게 감정을 이야기하는 노랫말이 귀에 들어온다.
이 곡의 라이브 무대에서 그는 기타를 연주하면서 안무를 가미해 반전이었다.
정세운은 "후렴구에 포인트 안무가 있는데 집중해서 봐달라"며 "'프로듀스 101'을 하면서 춤을 본격적으로 배웠기에 부담됐지만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곡 실력을 겸비한 가수답게 자작곡도 실었다. 그는 이날 무대에서 작사·작곡한 어쿠스틱 팝 '오해는 마'와 작사에 참여한 '미러클'(Miracle)을 기타를 치면서 라이브로 들려줬다.
그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며 "여러 장르가 나에게 적용될 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서 도전하고 싶다. 데뷔 자체가 너무 큰 의미여서 이번 앨범 성적에 대한 욕심은 아예 없다. 이 앨범을 시작으로 음악을 깊게 공부하고 싶고, 다양하고 폭넓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돌과 아티스트형 뮤지션의 경계에 있다는 세간의 평에 대해 "스타쉽에 들어와 아이돌 트레이닝도 받고 창작과 관련한 레슨도 받았다"며 "아이돌 음악도 배울 점이 많아 받아들일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열심히 했다. 연습하면서 다양한 장르에 욕심이 났는데 존경하는 아티스트의 공통점을 찾아보니 진솔한 감정을 음악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진솔하게 음악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룹이 아닌 솔로로 나선 데 대해서도 "시간과 상황이 맞아떨어져 운 좋게 솔로로 나왔지만 나중에 그룹 등 어떤 방식으로 활동할지 모르는 부분"이라며 "'프로듀스 101' 때 팀으로 하니 무대에서 덜 긴장되고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항상 혼자서 노래를 연습하며 기타를 쳐와서 두려움은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그는 방송에서처럼 나이답지 않은 차분함으로 조리 있게 답변을 이어나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침착하고 나른했던 것 같다"며 "어머니가 '길 가다가 돌에 걸려 넘어져도 울지 않고 털고 일어났다'고 하셨다. 한번은 새벽까지 연습하고 나오는데 한 취객이 벽에 몰아붙이고 멱살을 잡았는데 차분하게 대화했더니 당황해서 가더라.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별로 당황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사인을 할 때도 정직하게 이름을 쓰는 것에 대해 "'K팝 스타' 이후 처음으로 사인 요청을 받았을 때 사인이 없어 내 이름을 적었다"며 "사인을 받은 분이 '나중에 사인이 바뀌면 어떡하느냐'고 해서 '안 바꾸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계속 그렇게 했다"고 웃었다.
데뷔란 산을 넘은 그는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는지 묻자 음악적인 욕심을 한껏 드러냈다.
그는 "배움에 욕심이 많다"며 "기타 실력도 올해 안에 더 성장하고 싶고, 외국인과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도 잘하고 싶어서 혼자 책을 사서 보고 있다. 피아노도 배우고 싶고, 음악적으로 발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프로듀스 101'에서 기획사 사장이 되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해 "아직 그 꿈은 유효하다"고 웃으며 "가수로 열심히 활동한 뒤 성장해서 누군가를 키운다기 보다, 즐겁게 음악 하는 크루 느낌의 기획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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