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집안의 노동자 =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 지음. 김현지·이영주 옮김.
미국 정부가 1932년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시행한 뉴딜 정책이 집안일을 한 '여성 노동자' 덕분에 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주장을 담았다.
저자는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남성들이 저마다 일자리를 찾으러 떠나면서 가족이 붕괴할 위기에 처했지만, 여성이 가족을 지탱했다고 본다.
그는 "한층 복잡해진 아내와 어머니 상은 주로 중산층 여성을 겨냥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여성에게 하나의 모범으로 자리 잡았다"며 "정부나 학계는 가족과 여성을 사회조직의 중심축으로 삼아 노동력을 통제하고자 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탈리아 출신의 저명한 페미니스트 활동가로, 가사노동에 임금을 지급하라는 캠페인을 펼쳐왔다.
"완벽하게 청소해서 마지막 한 마리 세균까지 남김없이 죽이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쁜 아내, 나쁜 엄마가 됐다."
갈무리. 304쪽. 1만7천원.
▲ 엔지니어 정약용 = 김평원 지음.
조선 후기 실학자로 수많은 서적을 편찬한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을 '엔지니어'로 조명했다.
인천대 국어교육과 교수인 저자는 평소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공학 등 여러 학문의 융합을 추구하는 학자다. 그는 정약용도 학자이자 저술가라는 고정관념으로만 연구하지 말자고 제안한다.
그는 신도시 화성 건설, 거중기와 대형 손수레인 유형거 발명, 배다리 설계 등 정약용이 남긴 과학적 성취를 자세히 소개한다. 도판과 사진, 표 등 시각자료를 풍부하게 실은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건설과 기계 분야에서 엔지니어 정약용이 발휘한 능력은 실로 놀랍다"며 "조선도 근대 공학이 자생적으로 형성돼 발전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다산초당. 316쪽. 1만8천500원.
▲ 정치학 =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김재홍 옮김.
플라톤의 '국가'와 함께 고대 그리스 정치철학의 명저로 꼽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희랍어 원전을 번역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학은 최선의 정치체제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의 정치학은 윤리학과 닿아 있는데, 두 학문은 인간적인 것에 대한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학문의 목적이 모두 '인간의 좋음'을 추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역자인 김재홍 정암학당 연구원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관상학' 등을 우리말로 옮긴 바 있다. 그는 10여 년간의 작업 끝에 '정치학' 번역을 마쳤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풍부한 주석과 해제를 덧붙였다.
출판사 길은 조대호 연세대 교수가 번역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도 함께 펴냈다.
길. 792쪽.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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