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보통 '남 티롤'로 불리는 이탈리아 북부의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에서 활동하는 티롤 분리주의 정당이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출판물에서 이 지역을 오스트리아 영토로 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이탈리아 영문 뉴스 사이트 더 로컬에 따르면 남티롤자유당은 최근 티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지리, 정치,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140쪽 분량의 잡지를 발간, 이를 오스트리아 남부와 이탈리아 북부에 걸쳐있는 티롤 지역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이 잡지는 그러나 수록한 지도에 알토 아디제주를 오스트리아의 일부로 표시, 논란을 자초했다.
남티롤자유당은 이와 관련, 웹사이트에 티롤이 나뉜 것은 파시스트의 유산이라며 티롤의 통일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정당의 아베 클로츠 대표는 1차 대전 때 오스트리아가 남티롤을 이탈리아에 양도하며 티롤이 분리됐고, 남티롤의 이탈리아 인구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 치하에서 많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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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브루크를 주도로 하는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과 남티롤은 브레너 고개를 관통하는 터널을 통해 서로 이어져 있으며, 두 지역 모두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해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다.
클로츠 대표는 볼차노 등이 속해 있는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지역은 독일어 사용을 더 진작하고, 지명을 독일어로 바꾸는 등 '이탈리아화'를 억제해야 한다고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일간 라 스탐파 등 이탈리아 언론은 이에 대해, 남티롤자유당이 알토 아디제를 오스트리아 영토로 표기한 것은 의도적 도발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시칠리아, 사르데냐, 발다오스타,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 등과 함께 이탈리아 5개 자치주 가운데 하나인 트렌티노-알토 아디제는 이탈리아어, 독일어, 지역 방언 등 3개의 공식 언어를 두고 있으며, 인구 약 52만 명 중 70%는 독일어를 사용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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