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탈퇴 고립위기 속 日에 새 경제파트너십 구축 제의
"日, 영국과 FTA 협상보다 유럽연합과 EPA가 우선"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을 방문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항공모함을 파견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미국·일본의 대(對) 중국 공조에 가세할 것임을 천명했다고 일본 언론이 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이 영국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일본이 공동훈련을 위해 자위대 병력, 항공기, 함정의 영국 파견을 검토한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영국 해군은 항공모함을 중국이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남중국해에 파견, 미국과 일본과의 공동훈련을 통해 (중국을) 견제할 것"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영국 항모는 특히 미군의 '항행의 자유작전'에 참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고립 위기에 몰릴 것을 우려한 영국이 아시아 지역 개입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조기총선 참패로 퇴진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메이 총리는 군사협력 외에 경제 협력 증진을 특히 강조했다.
일본 측도 이러한 영국의 입장을 고려해 경제분야 공동선언문에 무역투자 태스크 포스(TF) 설치를 명기,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위한 포석을 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선언문에는 일본과 EU가 큰 틀에서 합의한 경제연대협정(EPA)을 영국이 지지하고 양국 간에 "새로운 경제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조속히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FTA 협상 준비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EU와의 EPA를 먼저 발효한다는 방침이어서 영국과의 무역협상은 순위에서 밀릴 것으로 지적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영국의 탈퇴와 관련해 EU와의 세부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영국과 본격적 무역협상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양국이 별도로 발표한 공동비전 성명에는 영국이 요구한 FTA 내용은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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