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근절됐지만 완벽한 단속 어려워"…매일 수 톤씩 중국 들어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북한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한 유엔 대북제재에도 북한 수산물의 중국 밀수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의 현장 취재에 따르면 북한과의 무역 거래의 70%가 벌어지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시행된 북한 수산물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북한산 수산물이 매일 수 톤씩 수입되고 있다.
유엔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해 북한산 석탄, 철광석, 납 광석, 해산물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대북제재안을 채택했다. 중국은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부터 북한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2분기에 6천800만 달러의 해산물을 중국에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둥시의 한 무역회사 사장인 리 씨는 "수입 금지령 후 북한산 수산물 수입이 90%가량 줄어들었다"며 "하지만 중국 해경이 24시간 순찰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밤에는 10여 척의 배들이 북한으로 넘어가 수산물을 실어 온다"고 전했다.
단둥의 수산물 시장에서는 상인들이 도매상에게서 사 온 대게를 ㎏당 80위안(약 1만4천원)에 팔고 있었다.
수산물이 어디서 수입되느냐는 질문에 한 중년 여성은 "일부는 양식으로 기르기도 하지만, 중국 어선은 9월 이전에 조업이 금지되기 때문에 모든 대게와 조개는 당분간 북한에서 수입한다"고 전했다.
리 씨에 따르면 북한산 수산물 금지령이 내려지기 이전에는 가을 추석 무렵이면 80∼100척의 배가 매일 북한을 드나들며 한 척당 수십 톤의 수산물을 실어날랐다. 수입상들도 막대한 이윤을 거뒀다.
당시 알을 잔뜩 품은 대게는 도매상에게 ㎏당 280위안(약 4만8천원)까지 팔렸으나, 지금은 가격이 폭락해 북한 어부들에게서 20위안(약 3천400원)에 사서 도매상에 60위안(약 1만원)에 판다고 한다.
단둥 무역상들의 손해도 막대하다고 리 씨는 전했다.
무역상들은 이미 한 척당 10만 위안(1천700만원)가량의 뇌물을 북한 경찰에게 전했고, 선장에게는 한 해 7만 위안(1천 200만원), 어부들에게는 한 명당 5만 위안(약 900만원)의 돈을 건넸다고 한다. 수만 위안의 돈을 주고 북한에서 어선을 사들인 사람도 있다고 한다.
리 씨는 "중국해역에서는 마구잡이로 조업하는 바람에 수산물의 씨가 말라 수입할 수밖에 없다"며 "서해가 차갑고 소금기가 덜한 성질을 지녀 대게와 조개의 맛이 좋아 북한산 수산물의 인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