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웰스파고 은행의 직원들이 고객의 개인 정보를 도용해 개설한 유령계좌가 당초 발표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웰스파고 은행은 외부에 의뢰해 심도 있고 폭넓은 조사를 벌인 결과, 고객 동의 없이 개설됐을 가능성이 있는 계좌는 총 350만개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발표보다 67% 늘어난 수치다. 당시 은행 측은 일부 직원이 영업목표를 채우려고 2015년 중반까지 약 5년간 210만개의 유령계좌를 만들었을지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팀 슬로언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소매금융 부문에서 벌어진 용납될 수 없는 영업 관행으로 피해를 본 모두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를 재구축하고 더 나은 웰스파고를 만들기 위해 잘못을 바로잡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외부의 분석을 마친 것은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덧붙였다.
웰스파고 은행은 1년 전 이맘때 유령계좌 스캔들이 터지면서 최고경영자가 쫓겨나고 이사진이 대대적으로 개편되는가 하면 경영진도 교체되는 등 내부적으로 큰 홍역을 앓았다.
당국에 1억 달러의 벌금을 물었으며 경쟁 은행들의 주가가 20%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에도 웰스파고 은행의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는 형편이다.
유령계좌 외의 다른 악재도 속출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지난달 자동차 보험의 문제점이 드러나 사과해야 했고 이달에는 자영업자들에게 씌운 바가지를 혐의로 소송도 당했다.
웰스파고는 2012년부터 판매된 자동차 보험에 대한 적절한 통제 장치가 없었던 탓에 50여만명의 고객들에게 불필요한 혜택에 대한 보험료가 청구됐음을 시인했다.
소송에 나선 자영업자들은 은행측이 신용카드 거래를 정산하면서 과다한 수수료를 챙기는가 하면 이 은행과의 약정을 끊으려 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과다한 조기 해지 수수료"를 부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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