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로 고통받는 미국 텍사스 주 방문 때 하이힐 패션으로 논란을 빚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이 논란을 계기로 독일 매체 슈피겔 온라인이 1일 걸맞지 않은 신발과 양말 착용으로 세간의 불편한 시선과 논쟁을 촉발한 여러 사례를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사진 모음 섹션의 첫 컷은 과거 독일 녹색당의 간판 정치인이자 68세대의 상징인물이기도 한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교부 장관이 흰색 운동화를 신은 장면이었다.
피셔는 자신의 헤센 주 환경장관 취임선서 때 청바지를 입고 복사뼈까지 덮는 나이키 운동화를 착용한 채 주 의회 본회의장에 등장했다. 1985년 12월 그의 나이 37세 때 맞은 역대 첫 녹색당 각료 배출이라는 상징성 큰 행사였다.
넥타이에 양복을 빼입은 다른 당 동료 의원 가운데 한 명이 '이건 뭐야' 라고 읽히는 표정으로 피셔의 신발에 시선을 고정한 모습이 그날의 상황을 웅변한다.
피셔는 이후 공영 ZDF와 한 인터뷰에서 "나는 사실 가죽구두를 신고 싶었지만, 의원단이 저항상징물(운동화)을 고집했다"고 귀띔한 바 있다.
유로화 출현 이전 149.9 도이체마르크(약 70유로. 9만4천 원)의 가치를 가진 피셔의 운동화는 현재 독일 신발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지금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의 알렉산더 도브린트 교통부 장관은 한때 황금색 (전문) 스포츠화를 신은 것이 대중에 노출돼 조롱받았다고 슈피겔 온라인은 소개했다.
금이 아니라 금색 자수가 많이 들어간 갈색 신발에 불과했지만, 착시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작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경선 후보로 참여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은 검은색 부츠를 신은 것이 눈에 띄어 화제가 된 경우다.
소셜미디어에선 '부티게이트' 해시태그가 생길 정도였다. 사진 캡션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키가 1m 77㎝보다 작은 이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아는 루비오가 좀 더 커 보이고 싶어서 뒷굽 높은 부츠를 신은 것이지만 별로 득을 보지는 못했다고 썼다.
멜라니아의 직전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도 신발 탓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구호 대상 아동들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는 공개 행사에 미화 540달러(61만 원)짜리 고급 스니커스 차림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몇몇 언론인은 대단히 미숙했다고 미셸 여사를 평가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호피 무늬 힐 착용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는 일가 됐다. 그러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 정국의 한복판에서도 그의 호피 무늬 힐에 눈길을 주는 호사가들은 여전히 많다.
폴 울포위츠 전 세계은행 총재는 2007년 한 이슬람 사원 방문 때 구두를 벗은 뒤 실내에 입장하면서 난감함을 피할 수 없었다. 왼쪽 양말에 큰 구멍이 나 엄지발가락이 다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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