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어린이집 44% 공기청정기 없어…"봄·가을 기승 미세먼지 대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다음 달까지 서울 시내 모든 어린이집에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공기청정기가 3대씩 설치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이달 중으로 예산 총 11억2천만원을 각 자치구에 교부하고, 10월까지는 어린이집별로 설치를 마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시가 이처럼 공기청정기 보급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몸이 약한 어린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성인보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상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또 봄과 가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는 창문을 열어 환기조차 할 수 없는데, 이는 곧 어린이집 내 먼지 증가로 이어져 실내 공기질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그런데도 서울 시내 어린이집 가운데 공기청정기를 갖춘 곳은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시가 시내 어린이집 6천2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기청정기가 있는 곳은 3천370곳으로, 전체의 56%에 그쳤다. 공기청정기가 없는 곳이 2천652곳으로 44%나 됐다.
자치구별로는 종로(82%)·서대문(80%)·중구(76%) 등의 공기청정기 보유 비율이 높았고, 강북(44%)·강동(46%)·노원(47%) 등은 낮았다.
게다가 현행 관련법상 각종 어린이집 가운데 연면적 430㎡ 이상인 시설만 미세먼지·폼알데하이드 등 각종 유해물질을 일정 기준 이하로 관리하는 '실내공기질 유지·권고 기준'을 지키게 돼 있다. 아파트 단지 등에 흔한 430㎡ 이하의 가정 어린이집 등은 대기 질 문제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는 이 때문에 어린이집의 유형과 규모를 따지지 않고 시내 모든 국공립·법인·민간·가정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를 3대씩 설치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6월 발표된 '서울시 미세먼지 10대 대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시는 공기청정기가 아예 없는 어린이집에는 관리비와 임대료로 월 최대 2만4천900원을 지원하고, 이미 설치된 곳도 장비 관리비로 월 최대 1만4천900원을 주기로 했다. 단, 직장 어린이집은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시는 조만간 각 자치구와 구체적인 지원 방법 등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한편, 시는 이달 중으로 어린이집 아동을 대상으로 마스크도 지급한다.
앞서 시는 '미세먼지 10대 대책' 가운데 하나로 초미세먼지 민감군 주의보가 발령되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장애인·노인 복지시설 105만 명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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