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노루벌 캠핑장 인근 하천서 초등생과 아버지 등 3명 구조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한 시민이 하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초등학생과 학생 아버지 등 3명을 몸을 던져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오전 9시 50분께 대전시 서구 흑석동 노루벌 캠핑장에서 쉬고 있던 진인태(34)씨 귀에 "살려주세요"라는 어린아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진씨가 비명이 들리는 곳을 보니 캠핑장 앞 갑천에서 물놀이하던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 2명이 물에 빠져 떠내려가고 있었다.
이곳에 캠핑을 온 A(46)씨의 아들과 아들 친구였다.
캠핑장 주변 하천 바닥은 급경사가 있었다.
아이들 무릎 높이 물에서 놀다가 금세 어른 키보다 깊은 물에 빠져버린 것이다. A씨가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이 모습을 본 진씨도 아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함께 하천에 들어갔다.
수영에 비교적 능숙한 진씨는 곧 아이 한 명을 구해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A씨와 그를 붙잡고 있는 아들의 친구는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상황이 이어졌다.
아이와 A씨가 함께 물속에서 떠올랐다 다시 가라앉기를 반복해 캠핑장에 있던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자 진씨의 일행 중 한 명이 주변에 있던 아이의 튜브를 던져줬고, 진씨가 다시 물에 몸을 던져 튜브를 잡은 이들을 끌고 나와 구조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다친 데가 없었고, A씨는 부정맥 증상을 보여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이틀 입원한 뒤 퇴원,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다.
이런 사실은 당시 현장에 있던 진씨의 캠핑 동호회원들이 당시 상황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A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바닥에 다리가 닿지 않아 다리에 힘이 풀린 데다 한쪽 팔로는 아이를 잡고 있어 힘겹게 허우적거리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진씨가 없었으면 정말 큰 일 날 뻔했다. 그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진씨는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면 눈앞에서 아이가 떠내려가는 모습을 보고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누구나 저처럼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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