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먼 "차량·자전거 조율된 공간 아니라면 돈 낭비일 뿐"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사이클 금메달리스트인 영국의 사이클링 영웅 크리스 보드먼(49)이 자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전거 타기 확산에 공을 들여온 도로에서 자전거를 탈 때 '선수인' 자신도 위험하게 느낀다고 지적했다.
진보 일간 가디언은 보드먼이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도로들은 통계적으로는 안전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보이고 또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드먼은 "지금 나는 가급적 오프로드에서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데 이건 슬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보드맨은 영국 중부 대도시 그레이터맨체스터의 첫 자전거·도보 커미셔너(자문책임자)로 임명된 것을 계기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내가 자전거를 잘 타는데도 도로에서 자전거를 탈 땐 끊임없이 주변 위험들을 체크한다. 주차된 차들, 차가 어디로 방향을 바꾸는지 등 주변 모든 것들을 살핀다. 녹초가 된다"며 "트랙(선수들이 타는 사이클 트랙)이나 한적한 오솔길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고 즐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도로뿐만 아니라 자전거 도로에서 탈 때도 안전을 위해 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취임한 앤디 버냄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은 앞으로 10년 내 자가용 이용자 가운데 적어도 10%가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다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보드먼을 커미셔너로 임명했다.
보드먼은 "나는 차를 타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다. (차를 타지 않기로) 마음을 바꾸게 하려면 (자전거 타기가) 쉽고, 흥미 있고, 안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게 가장 쉬운 선택이 아니라면 그들은 차를 계속 탈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공간, 차량과 자전거를 잘 조율한 공간이 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람의 돈을 낭비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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