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출범 2주년…내부 통합 여전히 난항

입력 2017-09-03 10:11  

KEB하나은행 출범 2주년…내부 통합 여전히 난항

노조, 부당노동행위 문책 요구·'승진 규모 작다' 반발 기류도

함영주 은행장 "필요하면 직접 나서서 대화"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외환은행·하나은행 합병으로 KEB하나은행이 출범한 지 1일로 2년이 됐지만, 아직 인사체계나 보수 단일화가 안되는 등 내부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노사는 지난 7월 하순 '진정한 통합은행 실현을 위해 인사·급여 등 통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자'고 합의문을 작성했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협상을 시작도 하지 못했다.

한 직장에서 일하지만 직급·승진 체계, 보수, 복지 제도 등이 예전 소속 은행에 따라 다른 상황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단합을 해친다며 어느 은행 출신인지 묻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를 두고 보수 등 조직통합 핵심 사항을 합치지 않은 채 결속을 강조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 안팎에서는 과거 부당 노동행위 논란을 두고 발생한 노사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 보수 등 통합 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노사합의 취지를 반영해 부당노동행위에 관여한 노무 관계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시 합의문에는 사측이 '노조 자율적 활동을 보장하고 불법행위 및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 노력을 다한다'고 기재됐다.

이에 더해 1일 발표된 승진인사를 두고 반발 기류가 돌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관리자급 200명, 책임자급 200명 등 400명을 승진시키고 237명을 승급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8월까지 통상 수준을 상회하는 승진 발령을 포함한 정기 인사 발령을 완료한다'는 합의에 어긋난다고 반응했다.

KEB하나은행은 작년 7월 인사 때는 약 1천 명을 승진시켰다.

이에 대해 사측은 "당시는 인사는 통합 후 1년 만에 이뤄진 것이었으므로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보수 등 통합을 위한 협의체도 조만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고소·고발을 지난달 취하하면서 극한 대립을 피했으나 갈등이 해소되기까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함 은행장은 합병 2주년인 1일 열린 신사옥 준공식에서 "구 외환은행과 구 하나은행이 사실상 통합은행으로서 출발한 첫날이기 때문에 오늘이 창립기념일에 준한다"고 의미 부여했으나 노조가 행사에 불참해 노사 화합 이미지를 연출하지 못했다.






통합은행 초대 수장이며 올해 연임에 성공한 함 은행장이 지도력을 발휘해 해묵은 숙제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함영주 은행장은 "그것(통합 문제)을 잘 해내겠다. 내가 직접 나설 필요가 있으면 나서겠다"며 노조 수뇌부와 직접 대화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어떻든 간에 (노사 협의의) 실무적인 부분은 실무 쪽에서 구체적으로 (다뤄)가야 한다"며 줄다리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함께 내비쳤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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