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검증 끝났지만 아직 공식 임명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 율 홍정규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던 금융권 후속 인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해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눈길이 차기 금융감독원장에 크게 쏠린 가운데,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을 필두로 한 친박 인사들 물갈이가 본격화할지도 관심이다.
후속 인사가 늦어지면서 서울보증보험이나 수협은행 등 6개월째 수장이 공석인 기관도 속출하고 있다.
3일 금융권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해온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검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공식 임명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임명권자 측 시그널(신호)이 오면 바로 금감원장이나 산업은행 회장 임명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지금은 시그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고위공직자 중에는 5번째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1일 지명 25일 만에 자진사퇴해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이 재차 도마 위에 오르면서 금감원장 임명은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참여연대가 김 전 사무총장이 금융감독 개혁에 식견과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금감원장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며 반대논평을 낸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새 정부에 합류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과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김 전 사무총장을 견제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금감원장 인사가 안풀리면서 금융위원회 1급 인선도 늦어지고 있다.
금융위 사무처장에는 손병두 금융위 상임위원(행정고시 33회)이, 금감원 수석부원장에는 유광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행정고시 29회)이 각각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차기 금융위 상임위원으로는 도규상 위원장 정책보좌관(행정고시 34회)이 승진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권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꼽히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후 금융권 친박 물갈이가 확산될지도 주목된다. 정 이사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다음 달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정 이사장 후임으로는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이철환 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김재준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 더불어민주당 김기식, 홍종학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역시 대표적 'TK(대구·경북) 친박인사로 꼽히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조만간 바뀔 가능성이 크다. 후임으로는 참여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 회장도 금감원장과 같이 금융위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지난달 중순부터 사퇴설이 불거진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거취도 주목된다.
대선 직전 공석이 된 금융기관들의 수장 공백기는 6개월에 육박할 정도로 길어지고 있다.
서울보증은 지난 3월 6일 이후 사장직이 공석이지만 후임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서울보증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4%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수협은행은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와 수협은행 주식 100%를 소유한 수협중앙회가 인선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6개월 가까이 공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도 공석 2개월째를 맞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유력후보로는 은성수 KIC 사장이 꼽힌다.
감감무소식 속에 인선절차를 가동한 곳도 있다.
KB금융이 대표적이다. KB금융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가 8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회장 선출절차를 개시했다.
윤종규 회장을 포함해 KB금융 계열사 재직자 18명과 외부인사 5명 등 모두 23명이 후보군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약 한 달에 걸쳐 최종 후보자 선정 작업을 할 계획이며 차기 회장은 이르면 이달 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최종후보로 내부 대표인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외부 인사인 김지원 전 하나금융 부회장 간 2파전 속에 지연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도 오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회장추천위원회 구성안을 논의한다.
차기 손보협회장 후보로는 민간에서는 삼성화재 사장 출신인 지대섭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 관에서는 금융감독원 출신인 나명현 전 현대해상 상근감사, 강영구 메리츠화재[000060] 사장, 허창언 금융보안원 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임기가 다음 달까지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11월)과 이수창 생보협회장(12월)은 연내 임기가 만료된다. 여신금융협회 부회장과 저축은행중앙회 전무 자리도 공석이다.
한국은행에서는 부총재 임명으로 부총재보 자리가 하나 비었다. 한은 출신들이 주로 가는 서울외국환중개의 정희전 사장도 연내 임기가 만료된다.
yulsid@yna.co.krzhe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