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산업 보호와 투자유치 위해 개인 수입업자 '고사'
(테헤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최현석 기자 = 이란이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고하려고 외국산 차의 수입을 갈수록 엄격히 제한하는 추세다.
3일 코트라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한국의 코트라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이란 산업통상광물부 산하의 통상진흥기구(TPO)는 7월 말 자동차 수입상의 수입허가증 발급을 중단했다.
TPO는 지난해 말에도 같은 조처를 일시적으로 한 적이 있다.
TPO의 이런 조처는 이란 정부가 핵합의 이후 밀려드는 외국차의 수입 통로를 좁혀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기 때문이다.
이란의 완성차 기술은 서방보다 뒤떨어지지만, 자동차 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산업적 파급력이 크고, 내수 시장이 큰 만큼 정부가 집중적으로 보호·육성하고 있다.
산업 규모로 치면 이란의 주력인 석유·석유화학 산업 다음으로 자동차 분야가 크다.
이란 정부는 외국 완성차 회사의 공식 수입업체만 차를 수입하도록 하면서 수많은 사설 수입업자의 무분별한 수입을 고사시키고 있다. 이렇게 하면 외국 자동차 회사의 이란 투자를 유도할 수 있고 고질적인 문제인 외국차의 애프터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이번 조치도 이런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이란 일간 파이낸셜트리뷴은 외국차 수입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내각에 추인되기 전까지는 사설 수입업자에게 수입허가증이 발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새 규정은 자동차 수입업자가 현지에서 자동차 생산을 시작하거나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와 합작 생산에 참여하는 방안 중 하나를 의무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또 총 외국차 수입액이 현지 자동차 생산액의 절반을 넘어서도 안 된다.
소규모 수입업자를 통한 외국차 수입을 사실상 막겠다는 것이어서 한국은 물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란 자동차수입협회는 새 규정이 시행되기 전 기존 제도를 막는 것은 불법적이라면서 TPO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이란 자동차수입협회 파르하디 에흐테샴자드 회장은 지난 2주간 외국차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5∼7% 상승했다며 정부 규제가 수입차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푸조, 르노, 도요타, 미쓰비시, DS 등 외국차가 6%를 차지한다.
사설 수입업자는 이란 소비자의 주문을 받아 터키나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 차를 들여온다.
이란은 수입차에 100% 안팎의 관세를 매기는 방법으로 수입장벽을 세워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 이 때문에 현대 쏘나타의 경우 현지 판매 가격이 6만∼7만 달러 정도다.
코트라는 이란이 온라인 수입 허가를 중단하고, 수입 조건도 까다롭게 변경해 이란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자동차 수입 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조치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식에서 자국 산업 진흥을 위해 기술이전을 동반한 직접투자나 합작투자가 아닌 일반 무역거래에 대해 집중 관리, 감독하겠다고 밝힌 것과 일치하기 때문에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