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푸젠(福建) 성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제9차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브릭스 홍보 동영상을 공개했다.
인민일보는 2일 '공동운명'(Shared Future)이란 제목의 영상을 공개해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내레이션에 참여한 이 홍보영상에는 최근 경제 세계화에 역류하는 움직임에 대해 비판하며, 중국이 경제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 주석은 영상에서 "세계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고,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세계혼란의 책임을 경제 세계화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시 주석은 "경제 세계화가 확실히 새로운 문제를 가져오긴 했지만, 경제 세계화를 몽둥이로 때려잡아서는 안 된다"며 "세계 경제의 대해(大海)를 각자의 작은 연못에 가둬서는 안 된다"고 강경한 어조로 주장하고 있다.
영상 후반부에는 전 인류가 평화, 발전, 정치 등에서 엄중한 도전을 맞닥뜨리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중국이 인류 운명공동체 건립을 통해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필두로 세계에서 보호주의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 중국 최대 외교행사인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 리더의 면모를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30일 브릭스 정상회의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에서 기존 5개국에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참여를 확대한 '브릭스+ 모델'을 제시했다.
중국은 실제 이번 회의에 브릭스 국가 외에 이집트, 멕시코, 태국, 타지키스탄, 기니 등 신흥 5개국을 초청했다.
왕 부장은 "'브릭스+ 모델'은 브릭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안했다"며 "브릭스 국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도 환영받을 모델이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올해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도 29개국 정상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등 130여개국 1천500여명의 고위 인사들을 집결시킨 가운데 경제 세계화 수호를 선포하며 국제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3조 달러 상당의 외환을 보유한 중국은 국제 투자자와 서방 금융기관이 도외시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대출을 급격하게 늘리면서 경제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1천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500억 달러 규모의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아 회원국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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