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벨기에 원전사고 걱정하는 독일 주민들 요오드약 보급받아

입력 2017-09-02 14:50  

이웃 벨기에 원전사고 걱정하는 독일 주민들 요오드약 보급받아

벨기에 노후 원전 결함 많아…70㎞ 떨어진 독일 아헨市 긴장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독일 서남부의 아헨시(市) 당국이 이웃 나라 벨기에의 노후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비해 시민들에게 요오드를 보급하기로 했다.

독일 공영 ARD 방송 등에 따르면, 아헨시는 7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벨기에 남동부 티앙제에 있는 원전들이 노후화돼 원자로 균열과 자잘한 사고들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아 불안해 하는 시민들에게 요오드 알약을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무료 배송한다.

요오드는 방사능 노출로 발병할 수 있는 갑상샘암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아헨시는 그동안 요오드 정제를 한 곳에 보관하다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나눠주는 계획을 운용해왔다. 그러나 티앙제 원전에 사고가 일어나 방사능이 누출되는 상황에선 제때, 제대로 나눠주기 어렵다고 판단, 원하는 주민에게 미리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요오드 복용에 따른 부작용보다는 암 예방 효과에 다른 이익이 더 큰 어린이, 임신부, 45세 이하 사람들에게 9월부터 우선 배송된다.

현재 벨기에에는 독일 서남부와 인접한 티앙제에 3기, 네덜란드와 가까운 북부 안트베르펜시 외곽에 3기 등 총 6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모두 지은 지 40년 안팎 돼 원자로 균열 등 각종 결함으로 운행 중단과 재개가 계속 되풀이되는데도 벨기에 정부는 가동 시한을 연장해왔다.


벨기에 환경단체들은 물론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가 안전 우려를 표하면서 재가동과 시한 연장에 신중할 것을 촉구하고,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하기도 했다.

아헨시 환경국 관계자는 이번 요오드 보급 조치가 뜻하지 않게 시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 부작용 등도 검토했으나 "공황에 빠질 필요도 없지만 위험을 축소할 필요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벨기에 정부는 그동안 원자로 주변 20km 이내 주민에게 배포했던 요오드 정제를 지난해부터는 100km 이내 지역으로 확대, 사실상 전 국민에게 보급기로 했다.

아헨 시민 중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개별적으로 약국에서 요오드를 사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지난해 초 티앙제 원전에 또 문제가 생긴 이후 구매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현지의 한 약사는 도이체벨레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편 아헨공대의 원전 안전 전문가 한스-요제프 알렐라인 교수는 이번 조치는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에 대비하려면 요오드 외에 1인당 생수 2ℓ와 기초생필품, 비타민, 고무장화, 창과 문을 밀폐할 도구 등 다른 것들도 준비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choib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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