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 AP=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케냐 대통령이 대법원의 대선 무효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사법부에 경고를 보냈다.
우후루 케냐타(56)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TV로 생방송 된 연설에서 대선에서 승리하면 케냐 사법 체계를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법원이 국민의 뜻을 뒤엎었다며 비난했다.
이날 케냐타 대통령의 발언은 "대법원의 대선 무효 판결에 동의하지 않으나 존중하겠다"는 전날 입장에 견줘 법원에 대한 공격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그는 케냐의 사법체계에 문제가 있으며, 재선거에서 승리하면 이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1일 케냐 대법원은 지난달 대선의 케냐타 후보 당선을 무효로 하고 60일 이내에 선거를 다시 치르라고 판결했다. 재판관 6명으로 구성된 대법원은 대선 투표 집계 과정에서 변칙과 불법적인 오류가 발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케냐타 지지자와 야권 지지자 간 충돌이 재발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대선 직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거리 시위를 벌인 야권 지지자들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24명이 숨졌다.
케냐타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대선에서 54.27%의 득표율로, 44.74%에 그친 오딩가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오딩가 후보 측은 선관위 전산망이 해킹당해 케냐타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결과가 조작됐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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