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 손녀 "복구 방안 논의할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를 상징하는 이탈리아 중부의 숲이 방화로 크게 훼손됐다.
2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라치오 주 리에티 시 인근의 지아노 산에 있는 소나무 삼림에 최근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 무솔리니를 기념해 조성된 숲이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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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그루의 소나무로 이뤄진 이 숲은 무솔리니 집권 당시인 1939년 삼림학과 학생들이 처음 식수해 조성됐다. 무솔리니를 의미하는 라틴어 'DUX' 모양으로 나무가 심어졌다. DUX는 이탈리아어로 지도자를 뜻하는 '두체'(duce)의 라틴어 표기다.
숲을 이루는 가로 414m, 세로 192m의 거대한 이 글자는 맑은 날에는 약 90㎞ 떨어진 로마에서도 식별될 정도이지만, 이번 화재로 'D'만 온전히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숲에서 종이 뭉치와 인화성 액체가 발견된 것을 근거로 누군가 일부러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솔리니의 손녀인 알레산드라 무솔리니는 이탈리아 국가 유산으로 지정돼 2004년 복원을 거친 이 숲이 파괴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지자체와 협의해 복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소속의 정치인이다.
이탈리아 극우단체인 카사 파운드 역시 무솔리니를 기리는 숲의 복원을 위해 기금 마련에 착수했다. 이 단체는 "역사를 지울 수는 없다"며 지역 농민에게도 불에 탄 무솔리니 기념 숲의 복원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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