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차핵실험]러 전문가 "화성-14형 장착위한 수소탄 장치 실험인듯"

입력 2017-09-0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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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6차핵실험]러 전문가 "화성-14형 장착위한 수소탄 장치 실험인듯"

"50kt 이상 위력이면 수소탄 유력…美, 대북선제타격 가능성 커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군사전문가는 3일(현지시간) 북한의 수소탄 시험 성공 발표에 대해 올 7월 북한이 두 차례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에 장착하기 위한 수소탄 폭발장치를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스크바 유력 군사전문가인 블라디미르 예브세예프 '독립국가연합(CIS: 옛 소련국가 모임) 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여러 발표대로 북한이 시험한 핵폭발장치의 위력이 50 킬로톤(kt) 이상이었다면 이는 보통 원자탄이 아니라 실제로 수소탄 폭발장치를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일반 원자탄의 위력은 최대 20kt이며 중수소 등을 활용해 폭발력을 증폭시킨다 해도 50kt 이상을 넘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사거리 8천km 이상으로 추정되는 화성-14형 ICBM을 시험한 데 이어 여기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탄 폭발장치까지 시험하면서 수소탄 ICBM으로 하와이 등의 미국 영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미국 측에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시험은 또 북한이 삼중수소 제조를 위한 핵분열 원자로를 가동한다는 미국 당국의 기존 정보를 확인해준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핵무기의 일종인 수소탄은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결합할 때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하는 무기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등의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 일반 원자탄보다 수십∼수백 배 강한 폭발력을 갖고 있다.

예브세예프는 "위력에 한계가 있는 원자탄과 달리 수소탄은 한계가 없을 정도로 위력이 어마어마하다"며 "옛 소련이 50 메가톤(Mt)급의 수소탄을 북극해의 노바야제믈랴 제도 상공에서 시험한 적이 있는데 그 파장이 두 차례나 지구 대기권을 흔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는 물론 미국도 전략미사일 탄두에는 모두 수백 kt~1 Mt 위력의 수소탄을 장착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1kt은 TNT 1천t, 1Mt은 TNT 100만t을 터뜨릴 때의 위력에 맞먹는 폭발력을 일컫는다. 1945년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의 폭발 위력은 각각 20㏏ 정도였다.

예브세예프는 북한의 수소탄 시험은 미국이 그동안 경고해 왔던 '레드라인'(Red Line: 인내 한계선)을 넘는 행보로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하와이까지 도달할 수 있는 화성-14형 미사일을 시험한 데 이어 수소탄 폭발장치까지 시험하면서 ICBM에 실을 수 있는 수소탄 개발은 시간 문제가 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예측 불가능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선제타격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은 확실히 검증된 게 아니므로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는 클 수밖에 없으며 이 같은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대북 선제타격 유혹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브세예프는 북한이 이날 시험한 수소탄 폭발장치를 실제로 ICBM 탄두에 장착해 실전 배치하기 위해 실험용 탄두를 장착한 화성-14형의 추가 비행 시험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핵미사일의 실전 배치에는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가 관건인데 아직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이 기술 개발을 위해 계속 시험을 할 것이란 설명이었다.

예브세예프는 또 북한이 단기간에 ICBM과 수소탄 개발에 가까이 다가선 것은 외부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북한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앞서 지난 7월 말 북한의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 후 "정치 혼란으로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우크라이나 로켓 연구소의 미사일 기술이 북한으로 흘러들어 갔거나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북한으로 가 활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그는 "북한의 수소탄 개발에도 우크라이나 핵 전문가들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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