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사공격 질문에 "두고보자"…"北거래 모든 나라와 무역중단 고려"
트럼프, 아베와 통화 이어 긴급 NSC회의 소집…유엔 안보리 4일 개최
핵심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할듯…대북카드 제한적·최종 선택 임박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에 맞서 전방위 압박을 예고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백악관을 비롯한 미 정부의 공식 분석과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이번 핵실험이 '레드 라인'을 넘어선 역대 최대의 도발이라고 평가하고 이에 상응하는 고강도 제재와 압박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대응을 본격화했다.
특히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거부한 채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일본 상공을 가로지른 중거리미사일 발사에 이어 초대형 도발을 감행하자 군사옵션을 포함한 가용한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등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보고를 받고 휴일임에도 긴급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를 소집, 대응책 마련을 시작했다.
또 트윗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무용론'을 주장하며 북한의 최대 후원국이자 교역국인 중국은 물론 한국까지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그들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가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과 국제사회를) 도우려고 하고 있지만 거의 성과가 없는 중국에 있어 북한은 거대한 위협이자 당혹감을 안긴 불량국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공격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고 보자"며 군사옵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다른 옵션에 더해,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제3국 기업과 은행, 개인까지의 제재를 의미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예고한 것은 처음으로, 북한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고강도 압박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화염과 분노', '군사해결책 장전' 등 군사옵션을 거론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경제압박을 비롯한 모든 옵션을 꺼내며 자신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에 이르렀음을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압력을 가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과 별도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은 북한의 핵실험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긴급 전화통화를 하고 대응책을 협의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과 함께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추진, 오는 4일 오전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다각도의 압박에 나섰다.
미 정부가 이처럼 긴급한 움직임을 보이며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예고했지만 실제 핵심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나 유엔 제재 등 기존 카드 외에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선택은 여전히 많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 조야 일각에서는 선제타격과 예방타격 등 강경한 군사응징을 가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지만 이는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을 염두에 두지 않고는 감행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사실상 중국의 기업과 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도 중국과의 관계만 더욱 악화할 뿐 실제 이미 핵 고도화를 거의 달성한 북한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따라서 이번 북핵 도발로 인한 위기가 정점을 찍은 뒤에 미국과 북한 간 전격적인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일각의 관측도 나온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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