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북한 관련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자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채권 전문가들은 과거 북한 리스크가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사례가 있지만, 이번 도발이 지속적이고 강도가 높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작년 9월에 있었던 북한의 5차 핵실험에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면서도 "현재의 북미 간 갈등은 예전과 다른 수준이어서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사상 최고 수준인 107조원까지 늘었던 외국인의 원화채 잔고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 8월 2조5천억원 가량 감소했다.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7만 계약 매도하고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자극할 것으로 우려했다.
서 연구원은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과정에서 국채선물시장뿐 아니라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리스크 관리가 진행되면서 일부 자금이탈이 진행되며 원화 채권의 약세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구간에서 다시 1.80%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장기물도 중단기물 금리상승의 간접적 여파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경계를 충분히 선반영해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며 "금리 상승 시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말고 우선은 소나기를 피하면서 외국인 보유잔액과 보유 채권 듀레이션(잔존만기)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화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이르게 돼 이번 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대북리스크는 학습효과로 인해 그동안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미국의 강경 대응 방침으로 북미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채권 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 핵실험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재차 확대되면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 펀더멘털 호조가 금리 인상에 대한 정책변경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국내 채권시장에 부담인데,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정책변경 압력을 막아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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