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재팬, '피코마' 앱 통해 일본 만화시장 공략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홍지인 기자 = 카카오가 오는 2020년 일본 도쿄 증시 상장을 목표로 노무라 증권과 논의를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 보도했다.
국내 카카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카카오재팬의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시키기 위한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4천300만명의 메신저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시가총액을 8조3천억 원(74억 달러)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동남아와 일본 진출은 위챗과 라인 등 기존 강자에 밀려 신통치 못한 성과를 거뒀을 뿐이다. 2010년에는 카카오톡 일본어 버전을 출시하면서 현지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카카오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만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각별한 사랑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40억 달러의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 만화 시장에서 경쟁자들과 본격적으로 겨뤄보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재팬이 제공하는 웹툰 플랫폼인 피코마(Piccoma) 앱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채택한 것이 전략 변화의 대표적 사례다. 권당 이용료를 부과하는 대신에 이를 챕터별로 나눠 독자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피코마 앱의 변신은 열성 팬보다는 가벼운 소일거리를 찾는 팬들을 겨냥한 것이다. 카카오재팬은 이를 통해 사용자뿐만 아니라 매출도 늘릴 수 있었다.
카카오재팬이 지난 4월 피코마앱을 선보일 당시에 제공된 웹툰은 수십편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1천편을 넘어섰고 로맨스에서 판타지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다.
웹툰 앱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지표인 하루 독자 수는 8월 현재 90만명을 기록했고 월간 사용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일본의 대형 만화 출판사들과 라인이 운영하는 앱을 제쳤다.
카카오재팬은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팡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피코마 앱에 활용했다. 독자들이 이미 본 챕터들을 24시간 뒤에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의 만화 매출은 지난해 4천454억엔(40억 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단행본과 잡지 형태의 만화가 6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만화는 매출이 28%나 늘어나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 반면에 단행본과 잡지 매출은 각각 7.4%와 12.9%가 줄어들었다.
카카오재팬을 이끄는 김재영 대표는 피코마 앱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해 내년에는 월간 매출을 10억 엔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재팬이 갈 길은 멀다. 일본의 3대 만화 출판사들의 히트작에 대항할 수 있는 웹툰을 선보여야 하는 것이 당장의 과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웹툰을 볼 수 있도록 한 피코마 앱을 군소 만화 출판사들은 이해해주는 분위기지만 대형 출판사들이 수익 잠식을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카카오는 일본에서 자리를 잡으면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카카오재팬의 김재영 대표는 중국의 IT 대기업인 텐센트와의 관계를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텐센트는 자회사인 막시모(Maximo)를 통해 카카오의 지분 8%를 보유하고 있고 카카오와 금융과 웹툰 서비스 등에서 협력해왔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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