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성명 발표…'힘있는 낙하산' 바라는 기류 반영된 듯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4일 차기 금감원장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임명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를 위해선 금융위원회의 압력을 견뎌내고 소신 인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는 "참여연대 등에서 김 전 사무총장의 금융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고 문제 삼고 있으나, 금감원 직원들은 열린 게시판과 블라인드(익명 게시판)를 통해 우려보다 기대를 더 많이 표시했다"고 전했다.
특히 "금감원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철옹성같이 견고한 재무관료에 대항해 소신을 말할 수 있는 원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사무총장은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감사원에서 보냈는데, 이런 경력이 금감원이 '워치 도그'로 다시 태어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분리되고 나서 김종창, 권혁세, 최수현 전 원장에 이어 진웅섭 현 원장에 이르기까지 금융위 퇴직 관료가 맡아 왔다.
노조는 "그동안 금융위 출신 원장은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은행, 보험, 증권 권역 간 갈등을 교묘히 이용했다"며 "승진·연수를 미끼로 직원들끼리 반목하게 했다. 그 결과 금융위 출신 원장과 금융위 사무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인사들이 승진하는 참사가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위원장을 맡는 등 여권과 가까운 것으로 거론된다.
노조가 '정치권 낙하산'이라는 지적을 함께 받는 김 전 사무총장의 임명을 촉구한 것은 상급 기관인 금융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왕이면 '힘 있는 낙하산'을 바라는 내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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