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발전 사업 리비아 국민에 가장 절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리비아 정부 최고위 인사가 방한해 2014년 정세 불안으로 리비아에서 철수했던 국내 건설사들에 사업 재개를 요청하고, 국내 기업들이 리비아 재건 사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리비아는 최근 정세가 안정되는 추세로, 리비아 정부는 내전과 대테러 작전 등으로 파괴된 도시의 인프라를 복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리비아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 국내 건설사들도 사업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리비아 실세'라 불리는 아흐메드 오마르 마이티크 리비아 부총리는 4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기업은 믿을 수 있는 오랜 친구로 재건 사업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이티크 부총리는 국토교통부가 4~6일 서울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한 '2017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Global Infrastructure Cooperation Conference) 참석차 방한했다.
마이티크 부총리는 "지난 10여년간 리비아 SOC 분야에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활동해 왔다. 2012년 기준 한국 기업이 수주한 금액은 약 10억4천만 달러에 이른다"며 "한국 기업은 리비아 배수로 사업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큰 공로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리비아에 절실하게 필요한 사업들이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에너지 생산, 전기 분야를 들 수 있다"며 "전기 관련 프로젝트가 상당히 많이 진행되고 있고 이후에도 공항과 철도, 교통 프로젝트 등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이 리비아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리비아에 다시 한번 진출해주길 부탁한다"며 "아직 완료되지 않은 기존 사업들도 하루빨리 완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국토부와 현대건설·대우건설·두산중공업 관계자 등 민관 합동 대표단은 리비아를 찾아 3년여간 중단된 사업을 점검하고 공사 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단된 사업들로는 현대건설이 수주한 트리폴리웨스트 화력발전소(공정률 70%), 현대건설과 두산중공업 컨소시엄의 알칼리즈 화력발전소(공정률 80%), 대우건설이 수주한 즈위티나 발전소(공정률 60%)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한국 기업이 연관된 사업은 47개 프로젝트, 100억 달러 이상 규모라고 리비아 정부는 밝혔다.
마이티크 부총리는 사업 재개의 최대 걸림돌인 치안 상황에 대해 "작년 한 해 리비아의 치안이 많이 안정됐고 테러 조직도 완전히 물러났다"며 "터키, 독일 등 유럽 국가 기업들이 리비아에서 사업을 재개했고 리비아 주요 4개 공항이 다시 개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급한 분야 관련 기업들부터 리비아에 복귀하고 있는데 에너지 분야는 관련 기업의 60%, 원유생산 분야는 70%가 복귀해 업무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의 주 수입원은 원유 판매인데 원유 생산도 재개됐다"며 "정부가 리비아 재건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재원을 마련할 기반이 닦였고, 적극적인 투자가 준비돼 있다"고 했다.
그는 "리비아는 미래에 한국 기업에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과거 전쟁 경험이 있는 한국 국민이 똑같은 어려움을 겪는 리비아를 도와준다면 저희 국민은 현재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리비아 외무부 차관도 "한국은 리비아에 4번째로 큰 사업 파트너"라며 "한국 기업이 빠른 시일 내 돌아와 사업을 재개하고, 새로 진행할 SOC 분야 사업들에도 참여해달라. 도로, 교통, 보건 분야 등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마이티크 부총리는 오후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양자 회담도 했다.
마이티크 부총리는 김 장관에게 리비아 측이 제공할 한국 기업의 현지 복귀 지원방안과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안전 조치, 정부 간 협력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앞서 그는 GICC 개막식 대표연설을 통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진행되고 있는 경제 재건 동향을 소개하고, 내전 등으로 파괴된 도시의 전력 및 상하수도 등 기초 인프라의 시급한 복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비아는 1977년 우리 기업이 최초로 진출한 이래 2000년대 초반까지 사우디에 이은 제2의 해외건설 수주시장이었다. 앞으로도 인프라 분야에서 약 1천200억 달러 이상의 재건 수요가 열릴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리비아 정부의 우리 기업 안전 대책, 현재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된 리비아의 치안 상태 등을 종합해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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