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 주도 김광석길 개선 반대"…문화예술계 반발

입력 2017-09-04 15:20  

"행정기관 주도 김광석길 개선 반대"…문화예술계 반발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대구 중구청이 대표적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지역으로 손꼽히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하 김광석길)을 개선한다며 입찰 공고를 내자 문화예술단체들이 행정기관이 사업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회 대구지회 등 문화예술단체 관계자 20여명은 4일 중구 김광석길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중구청이 지난달 14일 공고를 낸 '김광석길 관광 인프라 개선'은 구청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문화사업 추진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김광석길 개발은 2010년 방천시장 문전성시프로젝트 하나로 90m가량 벽에 예술인이 저마다 김광석을 주제로 (벽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행정기관은 이를 후원하는 형태였다.

이 때문에 작가 개성이 담긴 자유로운 작품이 가능했고 현재는 이 거리가 350m까지 늘어 전국적 명소가 됐다.

그러나 중구청이 밝힌 계획에 따를 경우 앞으로 사업으로 얻는 각종 자료, 저작권 등은 구청 소유가 되고 2년 후에는 벽화나 조형물이 퇴색해 리뉴얼이 필요하면 작가 동의 없이 임으로 철거할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이는 김광석길을 만든 창작자들 본질을 완전히 흐리는 것이며 이들을 무시하는 행태이다"며 "민간에서 이룩한 성과를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가져간 이른바 '관(官)트리피케이션'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청은 행정 성과에 급급한 사업을 그만두고 창작자와 소통하며 문화예술인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판을 만드는데 협력해야 한다"며 관광인프라 개선 철회 등을 촉구했다.

중구청은 "이 사업은 김광석길 기존 벽화, 콘텐츠 등이 3∼7년 지남에 따라 새로운 스토리 확장과 관광객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며 "공모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예술가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du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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