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조폭 출신 만났지만 정적 매장 사주하지 않았다"

입력 2017-09-04 16:28   수정 2017-09-04 16:37

거제시장 "조폭 출신 만났지만 정적 매장 사주하지 않았다"

권민호 시장 러시아 출국 전 밝혀 "변호사 통해 조만간 고소장 제출 "





(거제=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인사들을 정치적으로 매장해달라고 사주했다는 주장에 대해 당사자인 권민호 경남 거제시장이 4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조직폭력배 출신 장모(63)씨는 거제시청 앞 피켓 시위에서 권 시장이 지심도 유람선 허가를 약속하며 이렇게 사주했고 이에 따라 해당 인사들에게 거액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권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장 씨에 대한 좋지 않은 말을 들어 만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전 거제시의원이 '차 한 잔만 마셔달라'고 거듭 부탁해 한번 만났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지세포에서 지심도로 가는 유람선 허가를 부탁하길래 '시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이 없으며 설령 추진하더라도 시장은 권한이 없고 공모를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권 시장은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특히 권 시장은 이후 장 씨로부터 협박성 휴대전화 메시지를 수차례 받았다며 분개했다.

메시지는 '시민이 민원이 있어 전화했는데 왜 받지 않나, 나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라는 등 내용이었다고 권 시장은 소개했다.

권 시장은 장 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어서 변호사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 시장은 장씨가 돈을 건넸다고 지칭한 전 도의원 김모 씨가 이미 경찰에 고소해 이미 같은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당장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변호사의 대답에 따라 고소장 접수를 보류해 놓고 있다.

권 시장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성명을 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늘부터 일주일간 러시아 출장을 다녀온 뒤 고소장을 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2010년과 2014년 새누리당 당적으로 당선된 권 시장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전 새누리당이 당명을 바꾼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타진해왔다.

권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내년 예정인 경남도지사 선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등 지역 정가 인사들이 권 시장의 입당을 강하게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권 시장 입당을 반대하는 인사들은 전 도의원 김 씨와 현직 거제시의원 A씨, 민주당 관계자 B씨 등이며 장 씨는 이들에게 거액을 줬다고 주장했다.

전 도의원 김 씨는 장 씨를 명예훼손혐의로 지난달 31일 경찰에 고소했다.

김 씨는 당시 평소 잘아는 인사가 있어 돈을 받았다가 다음날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A씨는 이날 고소장을 내기로 했다. B씨도 조만간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장 씨는 피켓 시위 이후 이들 인사와 대화 내용을 근거로 자필 경위서를 언론에 공개했다.

최근에는 이들과 대화 자리에서 녹음한 파일 5개를 언론에 내놓기도 했다.

이 파일에서 권 시장이 직접 정치적 매장을 사주하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hch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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