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조합원 총회서 시공사 결정…"두 회사 파격조건 제시"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최대어'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住區) 시공사 입찰경쟁이 GS건설과 현대건설 간 2파전으로 확정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반포주공1단지 1·2·4 주구 입찰 마감 결과 GS건설(기호 1번)과 현대건설(기호 2번) 2곳이 입찰 신청을 했다.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10대 건설사들이 모두 관심을 보였던 곳이지만, 조합이 요구한 입찰 보증금이 1천500억원에 달해 자금 여력이 있는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시공권을 따낼 최종 승자는 이달 27일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된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반포 주공1단지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파격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설계안의 건축비가 3.3㎡당 540만원일 정도로 다른 단지보다 높은데 두 회사 모두 마감, 조경, 외장 등에 조합안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입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강남권 최대 랜드마크로 2조6천억원의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걸려 있다. 1년치 일감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 한강변 대단지 아파트 시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데다 향후 재건축 시장의 입지를 다질 수 있어 두 회사는 사업을 따내려고 사활을 걸고 있다.
1973년 지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현재 지상 6층에 불과하지만, 재건축을 통해 지상 최고높이 35층의 5천388가구로 탈바꿈한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GS건설은 지난달 KB국민은행과 8조7천억원 규모의 '반포주공 1단지를 위한 금융 협약'을 체결했다. 시공사 선정 시 정비 사업비(1조7천억원), 조합원 이주비(3조8천억원), 일반 분양 중도금(3조2천억원) 등 금융 비용을 모두 조달받는 내용이 담겼다.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 선정 전에 이주비와 중도금 대출을 진행할 시중은행을 정해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GS건설은 조합원들에게 자금 조달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미리 은행과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GS건설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글로벌 건축디자인 회사 SMDP와 협약을 맺고 외관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유력 수주 후보로 '반포 진입'을 노리는 현대건설은 안정적이고 탄탄한 재무구조와 신용 등급을 최대 무기로 내세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조합과 건설사가 함께 재건축을 진행하는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채택한 반포주공1단지에 가장 적합한 시공사는 사업 성공과 직결되는 탄탄한 재무능력을 갖춘 현대건설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7월 기준 5조4천억원으로 건설사 중 가장 많고 부채 비율은 가장 낮으며,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로 최상위권에 든다.
현대건설은 또 세계적 설계회사 HKS와 손잡고 이 단지에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도입해 '고품격 주거단지'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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